지난해 소득 하위 20% 가구들이 월평균 36만원의 빚을 끌어다 쓴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 가구들이 매달 소비한 뒤에도 평균 192만원씩을 남긴 것과 대조된다.
가계부채 위험을 고려해 금리인상을 자제하는 한편 교통비, 사교육비 등의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재정경제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는 월평균 35만7100만원씩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보다 월 36만원씩을 더 썼다는 뜻으로, 그만큼 빚을 끌어다 쓴 셈이다.
반면 전국의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는 월평균 191만8500원의 흑자를 거두며 그만큼의 돈을 저축 등으로 남겼다.
도시근로자 가구만으로 놓고보면 소득 1분위는 월평균 12만4900만원의 적자를 냈지만, 5분위는 월평균 214만6300만원의 흑자를 남겼다.
한편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월소득이 100만원에 못 미치는 저소득층 가운데 94.8%는 월평균 25만원도 채 저축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월평균 100만원 이상을 저축한 경우는 0.7%에 불과했다.
1999년까지만 해도 월소득 100만원 미만 계층 가운데 월평균 25만원 미만을 저축하는 경우는 22.8%에 그쳤었다.
이와 달리 월소득 3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경우 39.6%(2003년 기준)가 월평균 100만원 이상을 저축했고, 25만원 미만을 저축한 경우는 23.8%에 그쳤다.
현대경제연구원 한상곤 연구위원은 "소득 하위 20% 가구도 외환위기 전까지는 1~2%의 낮은 수준이나마 양(+)의 저축률을 보였는데, 98년 이후에는 차입을 통해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며 "저소득층의 저축 여력이 점차 소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위기 직후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개인 파산 등으로 소득의 분배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다"면서 "그 이후 시간이 지나도 소득 분배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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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연구위원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위험수위까지 올라온 상황"이라며 "금리인상은 가계의 이자비용을 늘려 저축률을 더 떨어뜨릴 뿐 아니라 가계 파산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또 가계의 지출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을 대폭 늘리고, 공영 운송수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늘려 교통비를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사교육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 연구위원은 "가계에 대한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보다는 불필요한 지출부담을 완화시키는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