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아파트 리모델링이 자리잡으려면

[기고]아파트 리모델링이 자리잡으려면

김정국 쌍용건설 상무 기자
2007.05.14 07:38

도시는 인간의 삶을 담아내는 살아있는 유기체에 비유되듯 지속적으로 발생, 성장, 성숙해간다. 서울을 비롯해 우리나라 대도시들은 과거 고도 성장과 무분별한 난개발을 뒤로 하고 생태적으로 건전한 발전이 필요한 시기다.

주택을 비롯해 오래된 건축물의 효율적 보전과 개선이 국가적인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기존 건축물의 효율적 관리와 이용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 중 아파트 등 건축물 리모델링은 시기적으로 매우 바람직한 행위다. 서구 선진국가처럼 우리의 도시공간에 적합한 환경개선체계를 정립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경우 올초 국내 최초 단지 전체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아파트(서울 서초구 방배동)가 선보이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하주차장 신설, 엘리베이터 지하연장 등 상상 속 아파트 모습이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리모델링의 필요성과 기대 만큼 사업 실적은 많지 않다. 2003년 주택법에 리모델링 관련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래 꾸준한 개선이 있었지만 여전히 미비한 제도는 사업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아파트 리모델링을 본격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리모델링에 대한 틀을 확고히 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가라 앉히기 위한 수단이나 재건축의 대안이 아닌 21세기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증축 리모델링 가능연한이 20년에서 15년으로 단축되면서 5대 신도시, 목동신시가지, 노원구 등 사업추진 대상이 크게 확대됐다. 서울.수도권만해도 연간 약 40만가구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들 단지의 리모델링이 이뤄지려면 소비자의 인식 전환은 물론 제도적으로도 많은 부문이 보완.개선돼야 한다.

리모델링 사업의 정착을 위해 정부는 조세 및 금융 지원제도 마련에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 리모델링과 무관한 각종 규제가 사업 추진을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리모델링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대표적인 규제가 바로 교통영향평가와 스프링쿨러 설치 의무화다.

더불어 일률적인 대출규제 완화, 리모델링 주택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전용면적 18평 이하 소형주택의 증축비율 확대도 조속히 검토해야 할 과제다. 특히 증축비율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지역이나 기존평형, 평면에 따라 예상 가격 상승률만으로는 리모델링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단지가 나올 수도 있다. 이런 단지가 많아지면 리모델링 활성화되기 어렵고 더 나아가 공동주택 가격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물론 민간기업과 소비자들도 리모델링 사업 수익성에만 치중하지 말고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 자연스러운 가치상승으로 기대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보완 노력이 있을 때 주거환경 개선 방안으로서의 리모델링이 활성화되고 새로운 건축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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