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펀드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황숙혜 기자
2007.05.31 12:10

[투자IQ를 높여라]펀드 제대로 알기

한 달 전에 적립식펀드에 가입한 A 씨. 펀드 기준가격을 확인한 순간 화들짝 놀랐다.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하는데 기준가격이 대폭 떨어졌기 때문이다.

A 씨가 가입할 당시의 펀드 기준가격은 1380원. 그리고 약 1개월 후 기준가격은 1000원으로 떨어졌다. 화를 참을 수 없어 증권회사에 항의 전화를 한 A 씨는 직원으로부터 '펀드 결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는 답변을 들은 채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각종 펀드가 봇물을 이루면서 간접투자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도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오해가 적지 않다. 상품의 구조가 복잡하지만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은 데 따른 문제이기도 하고 관련 업계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정보를 상품 홍보로 활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 기준가격 떨어졌는데 수익 발생 = 3년 넘게 적립식펀드에 투자했는데 환매 시점의 펀드 기준가격이 가입 시점보다 낮으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기준가격이 결국 펀드의 운용 실적을 반영하니까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환매 당시의 펀드 기준가격이 3년 전인 가입 시점보다 낮아도 투자자는 원금과 수익금을 챙길 수 있다.

물론 기준가격이 떨어진 이유가 큰 폭의 운용 손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결산에 따른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다.

국내 펀드는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결산을 실시하며 이 때 기준가격을 1000원으로 맞춘다. 이와 함께 기준 가격이 떨어지는 만큼 좌수를 늘려 전체 자산 가치를 동일하게 유지한다.

A 씨가 가입한 펀드의 기준가격이 한 달 사이 1000원으로 떨어진 것도 결산으로 인한 결과였던 것.

가령 기준가격이 2000원인 펀드를 100만좌 보유한 고객에 대해 결산을 실시해 기준가격을 1000원으로 낮추는 대신 좌수를 200만좌로 늘려주는 것이다. 액면분할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균 한국증권 투자교육팀장은 "기준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며 "결산에 따른 가격 조정일 수 있기 때문에 특정 기간의 수익률을 확인할 때 반드시 결산이 실시됐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산에 따라 기준가격이 하락했을 때 펀드를 매입한다 하더라도 저가 매수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다만 결산을 실시하지 않은 기간의 펀드수익률은 기준가격 등락과 연동 한다"고 설명했다.

◇ 증여세 면제는 어린이펀드 혜택? = 자녀에게 어린이펀드를 선물하는 이유는 조기에 투자교육을 시킬 수 있고 일반펀드에서 찾을 수 없는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증여세 비과세 문제도 어린이펀드 가입의 이유로 꼽히는 부분이다.

관련 펀드를 판매하는 증권사에서 상품을 홍보할 때 증여세에 관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어 비과세혜택은 어린이펀드에만 주어지는 것으로 오해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증여세 비과세는 어린이펀드 뿐만 아니라 일반 펀드에 가입하더라도 혜택을 볼 수 있다.

어린이 투자교육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인 김지룡 씨는 "증여세 면제와 관련해 어린이펀드에 가입할 때의 잇점은 다소 성가신 서류 작업을 운용사에서 대행해주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허진영 과장은 "어린이펀드는 운용방식이나 보수에서 일반펀드와 차별화되는 부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증여세를 면제받으려는 목적으로 가입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다만 금융감독원이 밝힌 바와 같이 투자 대상을 차별화하는 한편 운용 보수를 낮추는 등의 방안을 시행할 경우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펀드를 은행 상품과 같은 것으로 착각해 만기가 되면 무조건 환매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펀드는 '3년'이라는 특정 기간이 펀드 이름에 명시돼 있더라도 3년이 되는 시점에 반드시 환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승주 동양종금증권 부장은 "개방형 펀드는 만기의 개념이 사실상 없다"며 "3년이 지나도 환매하지 않으면 계속 운용될 뿐 아니라 적립을 계속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펀드에 투자하다 급하게 돈이 필요할 경우에도 환매할 필요가 없다. 부분환매를 이용해 필요한 만큼만 조달해 '급한 불'을 끌 수 있다.

환매수수료와 비과세 혜택에 대한 내용도 오해가 사라지지 않는 부분이다. 환매수수료는 펀드 자산이 아니라 수익금에 대해 부과한다. 따라서 환매수수료를 내야 하는 펀드의 경우 대상 기간에 손실이 발생했다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환매수수료를 운용사가 챙겨간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오해다. 환매수수료는 편입 종목의 매도에 따라 기존 가입 고객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펀드자산으로 투입된다.

역내펀드에 대해 3년 간 비과세 혜택을 준다는 발표가 나오자 '국내 펀드는 왜 비과세하지 않는가' 하는 질문과 '국내 펀드는 원래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국내 펀드의 경우 역내펀드 비과세 방안을 실시하기 이전부터 세제 혜택을 제공했고 비과세 대상은 주식 매매 차익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한정된다. 따라서 주식 배당이나 채권 매매 차익 또는 이자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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