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해외진출 "과열?" "예열?"

은행 해외진출 "과열?" "예열?"

진상현 기자
2007.06.25 16:44

호치민에만 5개 은행 진출...현지 영업 기반 넓혀야 생존

국내은행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면서 해외시장에서 국내은행들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해외 진출이 영업 기반이 갖춰진 일부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지역 등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미 진출해 있던 은행들을 중심으로 특정 지역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이나 교민들을 대상으로 한 나눠먹기식 해외 영업을 탈피해 시장을 선점하고 현지인 영업 등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호치민, 국내은행 5개 경쟁 채비

25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베트남 호치민이다. 이미 신한은행이 현지법인과 현지 지점을 각각 운영하고 있고 우리은행도 지난해 2월 호치민 지점을 열어 성업중이다. 여기에 현지 사무소를 두고 있고 있는 기업은행과 외환은행도 지점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국민은행도 오는 8월까지 호치민 사무소를 열어 현지 진출을 위한 영업환경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결국 하나은행을 제외한 5개 주요 국내은행들이 모두 호치민에 진출했거나 진출할 예정인 셈이다.

인도 뉴델리 지역도 신한은행이 지난해 지점을 연데 이어 우리은행이 하반기에 사무소를 설립할 예정이고, 하나은행도 하반기에 뉴델리 사무소를 열어 영업 기반 조사에 들어간다.

시중은행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지역이 대부분 성장잠재력이 큰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지역 등에 집중되고 있어 앞으로도 해외진출 지역 쏠림 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시장 그리 크지도 않은데.."

특정 지역에 국내 은행들의 진출이 집중되면서 수익성 저하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의 크기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은행들이 진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 이는 당분간 국내은행들이 현지 기업이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현지 영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는 어렵다는 현실론에 근거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호치민 지점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시장이 늘어나는 속도 보다 국내 은행들이 진출해 시장을 잠식하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것 같다"며 "HSBC나 씨티은행 등 한국에 진출해 있는 선진은행들도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해외지점도 경쟁시대..현지영업 기반 닦아야

하지만 일부 쏠림 현상은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처럼 현지 교민이나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나눠먹기식 영업만 해서는 진정한 해외 진출을 이룰 수 없다는 것. 국내 은행들이 외환위기 전과는 달리 위기 관리 능력 등이 높아졌다는 점도 거론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성장하는 시장에서 선점을 하지 않으면 기회가 오지 않는다"며 "단순히 진출한 국내은행들이 몇 개여서 우려된다는 식으로 예단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감독당국도 아직은 쏠림 현상이 우려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주 얘기가 안되는 지역이 아니면 영업 계획 등을 보고 승인을 해주고 있다"며 "일단 나가서 영업을 하게 하고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수익성이 없는 곳은 철수시키고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박동창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해당 국가의 아주 일부분인 국내 기업이나 교민만을 놓고 본다면 경쟁이 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그렇지만 이제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 기회를 확대해간다는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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