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마구잡이식 판매' 제재

금융회사 '마구잡이식 판매' 제재

서명훈 기자
2007.10.22 12:00

내년부터, 금융당국 로드맵 발표=상품개발·자산운용 규제 대폭 완화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최적 권유(Best Advice) 제도’가 도입돼 금융회사들은 상품 판매시 고객의 재산상태와 구입목적 등을 고려해야 한다. 고객에게 불필요한 상품을 판매한 금융회사는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것은 물론 제재를 받게 된다.

또 금융회사의 업무범위와 상품 개발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되고 금융감독 당국 퇴직 임직원들의 이른바 ‘낙하산 인사’도 까다로워진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2일 ‘금융감독 선진화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김용덕 금감위원장, 최운열 서강대 부총장)를 발족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감독 선진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세계 10대 금융강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마련된 이번 로드맵은 12개 부문 100대 추진과제와 30개 성과지표로 구성됐다. 참여정부 출범이후 각종 로드맵이 마련됐지만 금융감독 관련 로드맵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우선 금융회사들은 고객의 재산상태와 가입목적, 투자성향 등을 고려해 적합한 상품을 권유·판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월소득이 200만원인 고객에게 월보험료가 100만원인 상품을 판매하거나 70대 노인에게 만기가 20년인 상품을 권유할 경우 제재를 받게 된다.

이와 함께 상품 개발과 자산운용 분야에 대해서는 규정 중심의 감독체계에서 원칙 중심의 감독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험상품의 경우 판매전 통제 방식에서 판매후 감독방식으로 바뀌게 되고 신금융상품의 인정범위 및 독점적 취급기간도 늘어난다.

특히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파생상품 거래 취급범위를 확대하고 유가증권 투자한도 등의 자산운용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또 은행이 프라이빗뱅킹(PB) 영업을 통해 수익원을 넓힐 수 있도록 투자자문업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처럼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높여주는 대신 소비자와 투자자에 대한 보호장치를 더욱 엄격하게 마련하기로 했다.

먼저 금융상품이 복잡화되고 판매채널이 다양화됨에 따라 소비자 피해예방을 위해 현행 ‘소비자보호 모범규준’을 모든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공통준수 기준과 각 권역별 특성에 맞는 개별준수기준으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최근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보험권역의 경우 약관 등 상품기초서류를 일제히 정비하기로 했다. 또 금융회사의 허위·과장광고 근절을 위해 각 협회를 중심으로 자율규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감독 당국의 내부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우선 매년 논란이 되고 있는 ‘낙하산 인사’ 근절을 위해 업무 관련성이 없는 것이 명백하고 금융회사가 자발적으로 희망하는 경우에만 재취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특히 2년마다 실시해 오던 금융회사에 대한 종합검사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하고 매년 10% 이상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여유인력은 문제가 발견된 회사나 권역에 집중 투입, 보사 실질적인 검사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금융감독의 국제화를 앞당기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먼저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사전 협의 기준을 간소화하고 금감원의 해외사무소를 금융부문 코트라(해외진출 지원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외국은행의 한국사무소 설립 절차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고 외국기업의 국내 공모나 상장 때 국제 기준의 적용도 허용하기로 했다.

김용덕 금감위원장은 “이번에 마련한 로드맵을 차질없이 추진하면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7.5%인 금융산업의 비중이 10년 뒤인 2016년 9%로 높아지고 1인당 국민소득 3만~4만달러 시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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