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가 11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2만선을 돌파했다.
센섹스지수는 전일 대비 1.8%(360.21포인트) 오른 2만290.89로 거래를 마쳤다.
10월 29일 2만24.87까지 오르며 장중 2만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종가 기준 2만선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급등세는 미국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외국인 매수세가 급증한 것이 배경이었다. 미국의 금리 인하는 미국 국내 경기 방어는 물론 인도 등 이머징마켓 투자자들의 수익 확대 기대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도 증시의 상승 움직임 지속 여부는 인도 경제가 미국 경기 침체 우려를 상대로 얼마나 선전하는가에 달려 있다.
전망은 두가지로 나뉜다. 건강한 경제 기반과 증가 일로의 국내 수요를 바탕으로 인도 경제가 중국과 함께 미국발 경기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낙관론과 인도 경제 역시 미국 영향권 안에 놓여 있으며, 이에 인도 경제의 앞날도 불투명하다는 비관론이 그것이다.
◇ '내수 튼튼' 내년에도 잘 나간다
인도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긍정론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인도 경제가 규모와 다양성 측면에서 모두 미국 경기 둔화를 버텨낼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사실 외부에서 볼 때 미국, 유럽 등의 소프트웨어 설계나 기업 업무 하청이 인도 경제의 주축처럼 보인다. 하지만 수년간 거듭된 고속 성장 뒤에는 국내 소비, 지출 증가가 버티고 있다.
이와 관련, 뭄바이 K R 초키증권의 지가르 샤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인도가 (미국발 경기 둔화 충격을) 충분히 '완화'(decouple)할 수 있다"며 "주식시장에도 디커플링을 믿는 사람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인도 내수의 힘은 11일 급등세를 주도한 종목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이동통신사 바르티에어텔로 정규거래에서만 6.2% 급등했다. 이어 금융사 HDFC은행이 4.8%로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또 다른 급등주 중에는 인도 1위 소비자금융 은행 ICICI은행(3.3%)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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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급성장에도 불구, 이동전화 수요는 여전히 강한 편이다. 또 인도인 상당수는 아직 제대로 된 은행 계좌조차 갖고 있지 않다.
뭄바이 에델바이스증권의 조사 책임자 시리암 이에르는 "인프라와 자본재 사업은 어느 것이든 손만 대면 상당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르는 또 금융서비스에도 상당한 투자 여지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디커플링 신봉자들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와 이어진 신용위기에도 인도 증시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온 것도 인도 경제의 탄탄함을 설명하는 단서로 지목하고 있다.
인도 증시의 굳건함은 10월 정부의 외국인 투자 억제책 당시에도 잘 드러난다.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는 외국 자본의 투기적 접근을 막기 위해 10월 흔히 외국계 헤지펀드의 역외 직접투자 수단으로 이용되던 참여채권(PN)에 대한 규제책을 발표했다. SEBI는 이 조치로 외화 유입이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조치 이후 인도 증시 상승세는 한풀 꺾이는 듯 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일간 낙폭으로는 사상 세번째인 3.5%(678.18포인트)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인도 증시 사랑은 여전하다. 외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서만 9억4800만달러를 인도 증시에 투자했다. 외인 투자 활성화는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희소식이다. 국내 투자도 거듭 증가하고 있다.
◇ '예외 없다' 1만5000선까지 떨어진다
반면 미국 경기 둔화가 인도 증시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모간스탠리는 11일 내년 인도 증시가 26% 급락, 1만5000선까지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모간스탠리는 미국 경기 둔화가 외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와 인도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식 거래량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도 경제는 IT 아웃소싱 등 미국 경제와 연관성이 크고, 자본시장이 개방되어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훨씬 크기 때문에 미국의 경기 침체로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 자금을 빼낼 경우, 직격탄을 받을 수 있다.
정치 불안도 증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만모한 싱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국민의회는 조기 총선 요구에 휘말려 있다. 조기 총선이 실시될 경우, 1~2개 분기 증시가 위축될 공산이 크다.
루피화 가치 상승도 부담이다.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가 상승할수록 수출기업들의 실적 압박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11일 루피/달러 환율은 연초 대비 12% 떨어진 39.35루피를 기록했다.
성장세가 늦춰지고 있다는 신호도 관측된다. 3분기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8.9%를 기록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전년 동기의 10.2%와는 구분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또 정부의 통화 긴축정책이 성장 속도를 추가 제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