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신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파블로 피카소는 어린이나 아프리카의 토속미술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피카소는 어린이 그림 전시회를 자주 보러 다녔다고 합니다. 또 남태평양의 섬들에서 그림을 그린 폴 고갱의 부족미술과 원시주의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 중 하나가 피카소지요. 피카소의 초기작 '아비뇽의 아가씨들'은 그의 원시적 충동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어린아이의 그림과 원시미술의 공통점은 단순화와 순수함입니다. 피카소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현대미술의 최고봉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단순함과 순수함이 바탕이 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하 베토벤과 함께 독일 음악사에서 3명의 대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브람스는 시골이나 다른 나라로 채보여행을 떠나곤 했습니다. 이를 통해 그 지방 고유의 민요나 떠돌이 집시들의 음악을 모으곤 했지요. 그 유명한 '헝가리 무곡'이 바로 이렇게 수집한 곡들을 편곡한 것입니다.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도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다 조국 헝가리로 잠시 돌아왔을 때 채집한 헝가리 집시들의 선율을 중심으로 작곡한 것입니다.
첼로 협주곡 가운데 최고의 명작으로 평가받는 드보르자크의 첼로협주곡은 조국 보헤미아(체코)를 떠나 미국에 머물면서 접한 흑인영가와 인디언 음악에서 영감을 얻고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덧붙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유명한 음악작품의 기초가 원시음악 민속음악인 경우는 너무 많습니다. 이들 음악의 단순함과 순수함이 명작의 토대가 되지요.
중국 고전 '노자'는 총 81장에 5000자가 조금 넘습니다. 노자는 80장에서 그가 그리는 유토피아, 이상국가론에 대해 역설합니다. 노자에 심취해 책을 읽다보면 이 대목에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부만 인용해 보겠습니다.
"나라는 작고 백성은 적다. 많은 기계가 있지만 사용하지 않으며, 배와 수레가 있지만 탈 일이 없고, 갑옷 입은 군대가 있어도 벌여놓을 필요가 없다. 백성들은 문명 이전의 소박한 생활을 하며, 개소리 닭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워도 서로 왕래할 일조차 없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역작 '강의'에서 이 장의 핵심을 반전과 평화, 삶의 단순화라고 해석합니다.
☞ 드보르작의 첼로협주곡 2악장 듣기
(첼로 재클린 뒤프레, 시카고 심포니, 다니엘 바렌보임 지휘)
해가 바뀌었습니다. 대통령도 바뀌었습니다. 이명박 당선자와 재계 총수들이 만나 한쪽에선 규제개혁을 통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다른 쪽에선 투자확대로 화답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습니다. 재계 표현대로 10년 묵은 체증이 뚫리는 환상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학자들은 절대 불가능한 목표라고 말하지만 새 대통령 임기중 매년 7%의 성장과 이를 토대로 10년 뒤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이 못될 것도 없습니다. 투기는 잡되 부동산 경기는 활성화하고, 지방과 수도권이 함께 번영하는 방안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명박 정부는 경제가 전부는 아니라는 점도 잊어선 안됩니다. 새 대통령이 '경제대통령'에 그쳐선 안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를 살리되 경제를 넘어서야 합니다. 이명박 시대가 박정희 시대로 돌아가는 것으로 그쳐선 안됩니다.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는 지금 역사의 진보와 발전의 의미를 되짚어 봐야 합니다. 간디는 '진보는 단순화'(Progress is Simplification)라고 했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