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産銀+대우證+우리금융'안 실현가능성 '글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내부에서 산업은행과대우증권(61,600원 ▼5,000 -7.51%)에 이어우리금융지주까지 합쳐 매각하는 방안의 실현가능성에 대해 증권업계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현실적으로 매각 대상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매각 방안이 진행될 경우 중소형 증권사의 소외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인수·합병(M&A) 이슈가 더욱 불붙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 해외 IB와 겨룰 만하다 =14일 인수위 고위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IB 부문과 대우증권을 합병한 투자은행(IB)을 다시 우리금융지주와 합친 뒤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을 합병한 뒤 매각하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슈퍼 금융그룹을 만들어 팔 경우 공적자금 회수 규모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대형금융기관을 만들어 시장 재편을 유도한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른 변화를 틈새로 이용해 외국계 금융 자본의 시장진입에 대항마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IB시장의 경우 수익성은 높지만 외국계가 독식하고 있는 형편이다.
A 애널리스트는 "과거 해외시장 진출의 실패원인이 빈약한 자본력과 경험부족, 글로벌 네트워크의 부재에 있었다는 점에서 대형 금융사의 경우 해외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의도 좋지만 '산 넘어 산'=하지만 '산업은행+대우증권+우리금융' 통합 방안의 실현은 합병과 지주사전환, 매각의 긴 절차가 모두 끝난 뒤에 가능하다. 그러나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우선 '매머드급 금융지주사'를 가져갈 매각대상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게 문제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의 대주주의 요건이 금융지주사로 한정돼 있다. 합병 및 매각 절차가 진행되려면 금산분리 규제 완화와 금융지주회사법, 보험업법 등의 손질이 불가피하다.
매각 대상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쪼개 파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 인수위 관계자도 "연기금 기관 등 여러 군데에 나눠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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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경우 금융지주사의 장점을 살리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B 애널리스트는 "금융 지주사의 장점은 경영의 효율성에 있는데 지분을 분산매각 시킬 경우 주주별로 이해가 상반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기관의 영역별 분류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문제가 된다. B 애널리스트는 "예를 들어 대우증권, 산업은행,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각 IB 부문 중 경우 어느 쪽에 중심을 둘 것인지도 문제"라며 "정리작업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대규모 매물을 소화할 금융회사는 외국계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지만 이는 '토종IB'를 키운다는 기본취지에 모순된다.
어떤 방식으로든 민영화 방안이 진행될 경우 증권업계의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초대형 토종IB가 탄생할 경우 나머지는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 특히 경쟁력이 약한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M&A 등 생존을 위한 '결단'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