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수위의 설익은 말 때문에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불쑥 말을 바꾸면 주식 투자자들은 어쩌란 건가요."
지난 8일 한 개인투자자에게 걸려온 전화내용이다. 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산은 IB부문-대우증권 합병 후 민영화 방안'을 내놓자 관련 주식들이 폭락했다.
변화무쌍한 인수위 행보에 시장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 정권교체기인 만큼 정책에 변화가 많은 것은 당연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의심되는 공상적인 정책들이 섣불리 나와 심한 혼란을 준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산은금융지주의) 구체적인 절차나 매각가격 산정기준에 대해 산업은행이나 재정경제부 관계자들도 전혀 들은 바가 없다더라"며 "60조원이 어디서 나온 숫자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매각가격으로 내놓은 60조원만 해도 우리금융이 액면가의 4배에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해 산은 자본금에 3~4배를 곱한 정도다.
실행에 앞서 정비해야 할 법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주사 전환 후 얼마나 시너지를 낼지 의문이다, 산은 IB인력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 그렇게 높은 가격에 살 기관이 없을 것이다, 매각 적기를 놓칠 것이다…."무엇 하나 시원한 답이 없다.
오죽하면 증권가에선 "인수위가 말을 다시 바꿀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말도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인수위가 시장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던진 말일 것"이라며 "매각이 성사돼야 하는 입장이니 만큼 방안은 얼마든지 시장 요구에 맞춰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답답한 건 소액주주들이다. 지주사 형태로 갈 경우 앞서 대우증권이 아예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 증권사 A 애널리스트는 "정부는 큰 상관이 없겠지만 소액주주들은 시기에 민감하다"며 "굿모닝신한증권이 상장폐지될 때처럼 소액주주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친기업'을 표방하는 신 정부가 '친투자자' 정책엔 인색해 보이는 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