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Agriculture+inflation)과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이끈다.
면화 가격이 국제 곡물가격 급등세에 동참하면서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인 이른바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금값도 종가 기준 온스당 900달러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으며, 유가도 지난 3일 장중 최고가 기준으로 이미 100.09달러까지 치솟으며 유가 세자릿수 시대를 열었다.
곡물 가격과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는 동시에 전세계 경제가 미국발 위기로 경기 둔화 위험에 처해 있어 경기하강속 물가 상승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특히 면화 등 그동안 상승세에서 소외됐던 농산물과 상품까지 랠리에 가세하며 애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게다가 세계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의 수입 규모 감소로 아시아, 일본, 유럽 등의 수출이 줄어들 경우 전세계 경제가 일제히 경기 둔화에 직면하는 도미노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이 불황에 빠지고 세계 경제가 덩달아 침체를 겪게 되면 수요가 줄면서 유가가 떨어지고 곡물 가격 역시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곡물 가격 상승세는 전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투기수요 유입, 대체 에너지 개발, 중국 인도 등 신흥개발국 수요 급증 등의 영향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 투기세력 돈냄세…농산물, 원자재 투자 확대
특히 달러 약세가 가속화되고 주가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대안 투자처로써의 곡물과 상품, 원자재에 대한 인기는 높아만 가고 있다.
상품 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는 최근 "미국이 최악의 경기침체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달러 자산을 매각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경기침체기에는 곡물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로저스의 이런 예상이 맞아 떨어졌는지 돈 냄새를 귀신같이 맡는 투기 세력들은 농산물과 원자재 등 상품 시장으로 자금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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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세력은 14일(현지시간) 금 선물 2월물 가격을 온스당 9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금 선물 2월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5.70달러(0.63%) 오른 온스당 903.40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900달러를 돌파했다. 금값은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장중 한때 915.9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금값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사상 최고가 수준인 1980년의 온스당 2200달러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 금값 온스당 1000불 간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금속 애널리스트인 존 힐은 금값이 투자자들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1000달러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힐은 지난 13일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보고서에서 "국제 금값이 올해 안에 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금값은 미국의 경기 침체가 완전하게 드러나면 폭발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농산물 시장으로 막대한 투기 자금이 유입되면서 그동안 대두, 옥수수, 밀 등 곡물에 비해 소외됐던 면화에 까지 농산물은 이제 종류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면화는 달러 약세 대안 투자처로 뒤늦게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으며 농산물 가격 랠리에 동참했다. 면화 가격은 금과 마친가지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 면화까지 가세…아찔한 애그플레이션
면화 선물 3월물 가격은 이날 미국 ICE 선물 거래소에서 3센트(4%) 오른 파운드당 72.96센트를 기록, 지난 2004년 2월 이후 4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일 가격 제한폭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면화 가격은 지난 11일에는 거래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곡물 가격 상승세도 지속되면서 '애그플레이션' 우려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대두 선물 가격도 부셀당 13.2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옥수수 선물 가격도 부셀당 5.15달러를 기록하며 12년래 최고 수준에 접근했다. 대두와 옥수수, 밀 등 주요 곡물 가격은 지난 11일에도 모두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농산물 가격 급등의 가장 큰 이유는 수요 급증이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가 고도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농산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기상악화에 따른 농산물 작황감소도 요인이다.
에탄올 등 바이오연료 같은 대체 에너지 개발 붐도 곡물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 기인한다.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차익을 노리는 투기 자금의 유입도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이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가뜩이나 오르고 있는 농산물 가격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만들고 있다.
론 로슨 로직 어드바이저스 상품 거래 책임자는 "달러 약세로 인해 면화 가격이 곡물가격 급등세에 동참했다"면서 "아무도 시장에서 면화를 비롯한 농산물 제품의 매도를 원치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상품 시장으로 막대한 투기 자금이 쏟아지고 있는 점도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