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스토리]특별좌담/이명박 정부 부동산시장과 정책
이명박 당선자의 부동산규제완화 공약으로 부동산시장의 기대가 뜨겁다. 특히 재건축 예정지역에서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로 호가가 치솟고 있다. 대운하 건설과 관련해서는 시장의 찬반논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바람도 여러가지다. 부동산시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정근 현대건설 상무로부터 올해 부동산시장 및 정책에 관한 의견을 들어봤다.
◆"재건축 규제완화는 도시계획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 사회 = 재건축 단지에서의 용적률 10% 완화가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이었다. 재건축 규제완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 =용적률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형평형 비율이나 임대아파트 건립비율 등의 의무 규제를 그대로 두면 압구정이나 반포, 강남의 중층아파트는 재건축을 할 수 없다. 이런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용적률은 조금만 풀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개포동 1~4단지는 이미 소형평형이 많으니까 용적률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단지들은 지금의 규제조건으로는 추진이 불가능하다.
굳이 서민층, 최상위층, 최하위층을 같이 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시장 교란이다. 계층간 분리작업이 필요하다. 서울 도심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은 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하고 서민들이 살 수 있는 가격에 반값아파트 등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된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재건축단지의 기존 규제가 '소셜믹스'라는 관점에서 시행됐다는 오류를 안고 있다. 재건축을 할 때 임대주택이나 소형주택을 의무적으로 짓게 한 것은 1분위 계층과 7~8분위 계층을 같은 공간에 끼워넣기만 한 것이다. 문화적 갈등이나 충돌이 사회적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차라리 서울 인근 신도시같은 곳에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게 낫다. 그곳에서 살다가 일정 소득이 되면 그때 고가의 단지에 진입하면 된다. 서울에서 40㎞ 이내에 개발할 수 있는 좋은 곳이 많다. 판교도 개발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며 이미 훼손된 그린벨트도 이용할 수 있다. 정부가 환경단체나 시민단체의 눈치를 보니까 정책이 편도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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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현대건설 상무 =재건축의 문제는 도시계획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하며 부동산가격 관점에서 접근하면 도시계획을 왜곡시켜 도시문제를 발생시킬수 있다. 즉 도시계획적인 관점에서 용적율을 높일 것인지 낮출것인지 결정해야한다.
만약 용적률을 일률적으로 높여버리면 도시가 어두컴컴해진다. 일조권을 무시하고 아파트를 오피스나 상가처럼 공급하게 되며 상하수도 등 인프라 부족 문제도 발생한다. 도시계획에 맞게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 정부나 서울시에서 도시계획을 수립하면 민간에서는 그에 맞게 아파트를 지어서 팔면 된다.
◆"미분양 해법은 사람들이 집 살 수 있게 하는 것"
-사회 = 지난해부터 미분양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원인은 무엇이며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이 =현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요가 줄어든 것에 대해 분석해 봐야 한다. 지방에서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거주이전이 안되기 때문이다. 살던 집이 팔려야 이사를 할 수 있는데 집이 안팔린다. 3년 전에 이사를 작정하고 중도금 융자 등 자금계획을 세웠지만 요즘엔 살던 집이 안팔린다. 새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중도에 파산하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생긴 규제 때문에 거래가 침체되면서 생긴 현상들이다. 제도의 갑작스런 변화가 수요부족을 만든 부문이 있다.
▶김 =서울시민들이 지방에서 집을 살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지금은 해당지역 주민을 우선으로 하는 청약제도 때문에 지방이나 수도권으로 나갈 수 없다. 현재 서울 수도권 등지의 신도시와 택지개발지역을 합치면 50개나 된다. 하지만 서울 사람들이 갈 곳이 없다.
서울수도권은 주택보급률이 92%지만 자가보유율은 52%에 그치고 있다. 1가구 다주택이 많다는 얘기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택이 시장에 나와서 싸게 매매되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양도세 거래세 보유세가 개선돼야 기존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수요가 창출된다.
▶두 =지방에서 공급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또 지방에 투자했다가 더이상 수익이 없다고 생각하고 빠져나오는 투자자들도 많다. 주택을 여러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죄인 취급하는 것이 문제다. 1가구 다주택을 인정해줘야 한다. 주중에는 서울에서 근무하고 주말에는 지방의 농가주택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지 않은가. 양도세 등 규제를 풀어주면 거래심리가 회복되고 시장이 워밍업되면서 자연스레 풀릴 것이다.
또 1가구 다주택을 허용하면 집을 살 능력이 부족한 서민들에게 임대수요를 제공할 수 있다. 임대수입에 대한 적절한 환수조치를 만들어 내면 정부에서 임대아파트를 굳이 만들지 않아도 서민들의 임대수요를 충족해 주는 동시에 미분양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부동산버블 터지지 않을 것"
- 사회 = 부동산가격 거품 논란이 있다. 규제완화와 공급확대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은가.
▶두 =LTV나 DTI 등 금융규제가 부정적인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금융권의 담보대출 부실화 충격을 완화시켰다는 장점이 있다. 아직까지는 충격파를 흡수할 수 있는 부동산시장 구조를 갖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는 앞으로도 좀더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고 향후 2년 내지 5년까지도 계속될 여지가 있다.
▶이 =부동산버블이 터진 일본은 집값의 120%까지도 대출을 해줬다. 계속 집값이 오른다고 생각한 오판이 결국 심각한 문제로 나타났다. 120%까지 대출해준 일본에서 집값이 반값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은행에서 60%를 대출받고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80~90%까지를 대출받는다고 하더라도 문제발생 우려가 적다. 우리는 감정가의 80%까지 대출을 받더라도 시가의 60% 정도 수준이다. 부실이 발생해도 경매로 나오면 낙찰가격이 감정가의 85~90%나 된다. 우리나라에 대규모 공황이 온다면 모를까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
▶김 =부동산버블 문제가 터졌던 일본과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 일본은 80년대 불황이 시작될 당시 주택보급률이나 자가보유율이 80%를 넘었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주택구입수요가 별로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그에 반해 우리는 아직 주택구입수요가 많다. 15%가 더 집을 사야한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집값의 단기간 급등 부담 때문에 부실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집값이 급격히 떨어질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일본은 상업용건물이나 대지에도 부실대출을 많이 해줬다.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수익도 안나고 값이 떨어져서 결국 문제가 됐다. 우리는 주택대출에 국한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많이 다르다.
◆"대운하 사업성ㆍ효율성 불투명하다"
- 사회 = 대운하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부동산시장에 도움이 될까.
▶김 =대운하가 국토의 균형발전의 물꼬가 될 것이라는 것은 이명박 당선인측의 생각일 뿐이다. 새로운 인구가 외부에서 유입될 확률은 지극히 낮다. 예를 들어 충주에서 충주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며 이는 기존 수요를 파먹는 것이다. 또 대운하가 생기면 상수원보호구역을 모두 풀어야 한다. 땅값만 엄청 띄워놓을 것이다.
화물터미널의 경우도 거점지역에 민간참여업체에게 터미널 일대 수용권을 줘서 주거, 상업, 숙박시설 등 개발권리를 줄 수는 있을 것이다. 이는 민간업체 수익성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터미널까지 개발하라는 것이므로 모순된 부분이다. 수익성이 확보된다면 특혜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이 =대운하는 현재 민자로 하겠다는 것 외에는 결정된 것 없다. 우선 각종 실험과 영향성 평가를 통해데이터를 산출해야 한다. 그 후에 화물운송업자 등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두 =대운하는 장기투자다. 건설업체가 어디서 자금을 끌어와야 할지도 막막한 부분이다. 이 때문에 연구원에서도 대외적인 입장표명을 보류하고 있다.
경부고속철 사업에서도 초기 계획한 사업비와 완공시점에서의 실제 사업비의 차이가 3배나 났다. 사업 도중에 토지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사업성 자체가 추락한 것이다. 대운하도 중간에 중단이 불가능하므로 비용이 블랙홀에 빨려들듯이 들어갈 것이다. 임기내에 청계천을 만들듯이 진행하면 재앙이 될 수 있다. 조급증을 버리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새 정부는 시장 수요를 먼저 창출해야"
- 사회 = 새 정부도 부동산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다. 건전한 부동산시장 형성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은.
▶김 =우선 주택시장이 회복돼야 한다. 정부의 규제로 가격상승을 막아놓은 것이 안정됐다고도 볼 수도 있지만 1년 이상 계속 진행된다면 시장에서는 각종 문제가 봇물 터지듯이 생겨날 수 있다. 따라서 거래 활성화를 통해 시장흐름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 세율을 낮추고 집을 필요로 하는 곳에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
도심지에는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고급수요를 충족하고 도시 외곽에 임대주택이나 소형주택을 지어 지역별로 계층분화가 일어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정부는 가격을 갖고 얘기해서는 안된다. 도시계획 등 목적에 따라 정책을 구현하면 된다. 부동산 정책에 따라 시장이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되면 안된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
임대주택 등 정부의 공공 공급도 최소화해야 한다. 또 너무 낮은 임대료를 받으면 입주자가 전전세를 해버리고 부패도 싹튼다. 사회적 비용이 발생해 버리는 것이다.
▶두 =시장이 갖고 있는 기대감에 맞게 정부가 정책을 펴야 한다. 정부가 시장개입까지 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서민들의 주거복지에 비중을 둬야 한다. 임대주택도 공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후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국지적으로 변동하거나 지역특색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획일적으로 바라보면 안된다. 정책 가운데 지자체에 이양할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이양해야 한다. 다만 지역이기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중앙정부의 조율은 필요하다.
<사회 : 김성욱 취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