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으로 빈곤 해결 못한다"-KDI

"성장으로 빈곤 해결 못한다"-KDI

이상배 기자
2008.01.24 12:00

'경제성장'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새 정부 출범을 앞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에서 경제성장 만으로는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4일 '사회통합의 과제와 저소득층 소득향상' 보고서에서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경제성장은 빈곤 해소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은 "미국의 경우 경제성장에 따라 빈곤이 해소되는 '낙리효과'(트리클다운 이펙트)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시기는 1960년대와 1990년대 후반 정도"라며 "빈곤이 해소되려면 성장세가 매우 강력하거나 성장의 내용이 노동집약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체로 1990년대 중반 이후 빈곤율이 오히려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는데, 제조업 부문의 생산직 일자리 축소 등이 주된 원인이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소득하위 20% 계층의 평균 실질소득은 1995년 119만7000원에서 2005년 119만8000원로 느는 데 그치며 사실상 제자리에 머물렀다.

반면 같은 기간 소득중위 60%의 평균 실질소득은 246만7000원에서 290만1000원으로 연평균 1.6% 증가했다.

이는 외환위기가 저소득층의 실질소득 증가에 악영향을 끼쳤으며 그 영향이 외환위기 이후에도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최 위원은 밝혔다.

저소득층의 평균 실질소득이 늘지 못한 주된 원인은 임금상승 부진이 아닌 일자리 축소라고 최 위원은 지적했다. 그는 "저소득층 가구주 노동소득이 정체된 원인을 분석한 결과, 임금보다 근로시간 축소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최 위원은 "비정규직에 대해 부당한 차별은 금지하되 고용계약 기간, 파견허용 범위 등 고용형태에 대한 규제는 완화하는 것이 저소득층 고용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도 저소득층 소득향상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안정적 거시경제 운용 △정부의 직접적 고용창출 사업 효율화 △여성 경제활동 및 출산 장려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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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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