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처리 대상자 곧 결정‥특검 수사 곧 마무리될 듯
조준웅 삼성특검팀이 11일 삼성을 둘러싼 3대 비리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초 이 회장을 다시 조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던 특검팀이 입장을 바꾼 것은 특검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조만간 사법처리 대상자와 처벌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특검팀이 이 회장을 재소환한 것은 그 동안 조사 과정에서 이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전용배 상무 등 그의 최측근인 삼성전략기획실 소속 '실세' 임원진들의 진술 내용에 일부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임원진들은 특검 조사에서 줄곧 "삼성 비자금은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상속재산이며 이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이 제기된 고소·고발사건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다"란 취지로 진술해 왔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지난 4일 1차 조사 당시 임원진과는 상반되게 "전략기획실로부터 에버랜드 사채 발행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진술하는 누를 범했다.
이는 이 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작업에 일부 관여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특검팀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수사진의 끊질긴 추궁 끝에 사실을 털어놨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1차 조사 내용을 토대로 이 회장에게 경영권 불법 승계 과정을 알고 있었는지를 재차 확인하고 사채 발행 과정에 직접 관여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특히 그룹 전·현직 임원 11명 명의로 된 삼성생명 차명주식(324만주, 지분율 16.2%) 매입 과정과 자금 출처는 물론 차명계좌 1300여개에 담긴 돈이 회삿돈인지의 여부도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 차명계좌 수사에서 포착된 돈세탁 정황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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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특검팀은 이 회장에 대한 조사를 통해 비자금이 회삿돈으로 조성됐는지의 여부를 명확히 밝혀 비자금 수사를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만일 특검팀이 회삿돈으로 비자금이 조성된 사실을 밝혀 낼 경우 이 회장에 대해 횡령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할 수 있다"며 "그러나 명확한 증거를 찾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비자금 수사와 함께 특검의 핵심 수사 대상인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 이 회장이 사채 발행 등을 직접 지시했는지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사안 역시 이 회장이 직접 사채 발행을 지시한 증거를 찾지 못할 경우 사실상 이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어렵다.
물론 이 회장이 장남인 이재용 전무에게 지분을 넘기도록 그룹 계열사들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지 않았더라도 최고경영자로서 지분이 넘어가는 과정을 일부 알고 있었다면 이 회장이 모든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특검팀은 이 회장의 관여 정도를 밝히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춰 배임죄 적용 여부를 판가름 낼 예정이다.
특검팀이 이 회장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의혹의 실체를 밝혀 낼 수 있을 지, 또 사법처리 대상과 수위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