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장내 채권매매 분쟁 개입 '잡음'

거래소, 장내 채권매매 분쟁 개입 '잡음'

김성호 기자
2008.04.28 10:33

금감원 검사에서 적발, 자체 징계 일임.."시장 당위성 부정하는 것"

증권선물거래소가 장내 채권매매에서 발생한 분쟁에 개입해 잡음이 일고 있다. 그동안 거래소의 시장개입은 종종 있었지만 감독당국으로부터 지적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증권선물거래소에 대한 검사에서 증권선물거래소가 기관간의 장내 채권매매 중 발생한 분쟁에 개입, 이를 해결한 사실을 적발하고 해당 임직원을 자체 징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징계 자체를 일임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더이상 왈가왈부할 사항은 아니다"며 "다만, 동일한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특단의 방안을 수립, 이를 보고토록 했다"고 말했다.

이번 분쟁은 A증권사와 B증권사가 장내에서 채권매매를 하던 중 A증권사에서 주문실수를 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증권선물거래소가 이에 개입, 문제를 해결한 데서 비롯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장내 채권시장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다보니 거래 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거래소가 상당히 난처해 하는 것 같다"며 "거래소 입장에서 관망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보니 분쟁에 개입해 이를 수습해 준거 같은데, 배경은 이해가 가지만 원칙은 지켜야 하기 때문에 지적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유가 어찌됐든 시장 관리자인 거래소가 장내 거래에 관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불특정 다수가 거래하는 장내시장에서 거래소가 매매에 관여하는 것은 명백한 장내거래 위반이라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가 거래를 한다는 것은 시장참여자를 모른다는 얘기인데, 거래소가 매매 중 실수로 주문을 내 문제를 일으킨 A증권사의 요구를 받아들여 매매 분쟁에 개입했다는 것은 거래 상대방을 알려주는 것과 같다"며 "이는 장내거래 위반"이라고 말했다.

또, 시장에서 체결가격이 잘못 됐다고 해서 거래소가 이에 개입해 조정을 하는 것은 일종의 시세조정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거래소의 장내 채권매매 분쟁 개입은 지금까지 장내거래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며 "이같은 불미스러운 일로 장내 채권시장 활성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 개입한 것이라면 너무나 근시안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는 현재 금감원의 지적사항에 대해 자체 조사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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