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기술, 소비주 반등..정유주 약세
국제유가가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130달러를 이탈하는 등 의미있는 조정을 보이자 증시가 반등했다. 기업 수익성과 소비 악화를 부추기고 있는 유가 급등세가 진정되는 것을 확인하고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날 다우지수는 68.72포인트(0.55%) 오른 1만2548.35에, S&P500지수는 9.42포인트(0.68%) 오른 1385.35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더 많이 올랐다. 36.57포인트(1.5%)나 상승한 2481.54를 기록했다. 이날 반등으로 뉴욕증시는 다시 매수권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1분기 주택 가격 하락이 역대 최대였다는 'S&P/케이스 실러주택지수'의 발표에 심각한 소비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4월 신규 주택 판매가 예상보다는 증가했다는 상무부 발표로 어느 정도 상쇄됐다.
◇기술주, 소비주 반등..에너지주 하락
에너지와 상품 관련주가 하락한 반면 기술주, 소비주가 반등했다. 주도주 명암이 뒤바뀐 것.
음식점 등의 체인을 운영하는 다덴 레스토랑은 이날 4월1일 이후 가장 큰 폭 올랐다. 메릴린치가 '매수'를 추천한 영향이었다. 중소 업체에 비해 미국 경기침체에 견딜 수 있다는 근거가 제시됐다. 주가상승률은 4%를 넘어섰다. 때마침 유가가 하락하자 미국인들의 외식이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도 뒷받침됐다.
반도체 장비부인 노벨러스는 3% 넘게 오르며 기술주 반등에 앞장섰다. RBC 캐피탈은 이날 주당 51센트로 추정되는 올해 실적 컨센서스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접근을 당부했다.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IBM이 2.5% 올랐다.
씨티그룹이 2.56% 오르는 등 금융주도 반등했다. 다우30 종목중 가장 큰 상승률이었다. 지난주 2월 이후 최대폭 조정에 짓눌린 증시가 반등하자 낙폭이 가장 컸던 금융주에 매기가 이동한 것이다.
건설주도 강세였다. S&P에 속한 15개 주택건설업체중 13개가 상승했다. 4월 신규 주택 판매가 예상보다 증가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홈디포가 2% 가까이 오르며 반등 대열에 합류했고 보잉은 1.7% 오르며 유가 하락의 수혜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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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GM은 씨티그룹이 고유가 및 금융 부문 실적 경고를 내보내자 주가가 26년 이래 최저가로 떨어지기도 했다. 3% 넘던 하락률은 장막판 많이 줄어들었다. 이날 종가는 0.18달러(1.02%) 하락한 17.42달러.
셰브론, 엑슨 모빌 등 정유주도 동반 하락했다. 각각 1.1%, 0.99% 하락률이었다.
◇주택 가격 최대 하락..신규 판매는 소폭 증가
지난 3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20'은 전년대비 14.4% 하락했다. 미국의 주요 20개 대도시의 주택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이 지수는 2001년 산출된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수를 산정하는 S&P/케이스 실러는 또 1분기 미국 주택 가격이 14.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8년 전국 주택 가격 지수가 발표된 이후 가장 큰 조정이었다.
극심한 주택시장 침체를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반면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신규 주택 판매가 전달보다 3.3% 증가한 52만6000건(연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기록적인 집값 하락으로 저가매수세가 나타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워낙 집값이 많이 빠지자 가격에 주목한 실수요자와 투기세력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4월 신규 주택판매건수는 17년 이래 최저를 보였던 지난 3월(50만9000건) 다음 가는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가뜩이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 투자로 망가진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는 상황이어서 주택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와코비아의 아담 요크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판매는 더 하락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사람들은 사려들지 않고 은행들은 대출을 꺼리고 있다. 주택시장의 바닥이 조만간 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비 자신감, 16년 이래 최악
미국의 민간경제 전문기관인 컨퍼런스보드(CB)는 5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7.2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60.0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전달 62.8에서도 크게 후퇴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자신감이 여전히 위축된 것을 증명했다. 주택시장 침체와 갤런당 4달러에 근접한 휘발유가격, 취업난 등 여러가지 부정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비자신뢰지수를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 배럴당 130달러 아래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되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3.46달러(2.6%) 하락한 128.7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4월이후 가장 큰 조정이었다. 시간외 전자거래에서도 낙폭을 확대했다.
미국 경기침체와 치솟는 국제유가에 따라 미국의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는 전망이 반영됐다.
여기에 미국 달러화가 유로에 대해 0.5%, 엔화에 0.8% 큰 폭 반등한 것도 원유를
비롯한 상품 시장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다.
시카고에 있는 알라론 트레이딩의 수석 트레이더인 필 플린은 "현재의 유가라면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고유가가 경제 성장은 물론 잠재 수요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주 유가가 135달러선을 강하게 돌파하지 못함에 따라 여
기서 저항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휘발유 6월물 가격은 갤런당 1.1센트, 0.3% 하락한 3.3385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6월에 인도되는 금값은 온스당 17.90달러, 1.9% 하락한 907.9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4월29일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었다. 유가 하락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각광받은 금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시간외 거래에서 금값은 904달러 선으로 투회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