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천안문 19주년 희미해진 기억

[기자수첩]천안문 19주년 희미해진 기억

김유림 기자
2008.06.05 00:01

6월 4일은 1989년 중국 천안문(텐안먼)사태가 일어난지 19주년이 된 날이다.

세계는 민주화를 외쳤던 이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중국인들의 기억속에서는 희미해진 사건이다. 대다수 중국인들은 천안문 사태의 재평가나 의미에 대해서는 관심 조차 없어 보인다.

특이한 것은 당시 시위의 주도세력을 이뤘던 대학생층의 변모된 모습이다. 요즘 중국 대학생들의 정치적 관심이 더욱 희미해진 것은 물론 오히려 국수적 애국주의로 강화됐다는 점이다. 중국인들이 문화대혁명 등 일련의 시련을 겪으면서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터부시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중국 대학생들의 무관심이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중국 대학생들은 공산당 정부의 권위를 인정하는 큰 틀에서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그들은 오히려 서방 선진국들이 중국에 왜곡된 시각을 갖고 있으며 심지어 중국의 발전을 질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달 서울에 도착한 올림픽 성화를 수호하기 위해 중국 유학생들이 시청 앞 광장에 모여 폭력적으로 '중궈 짜요(중국 파이팅)'를 외쳤던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여진다.

이처럼 중국 젊은 엘리트들의 생각이 20년만에 크게 변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정부의 능력, 특히 경제 성과에 대한 신뢰다.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이 젊은 엘리트들이 그들의 정부를 인정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다.

10년의 문혁 기간 동안 대학의 문을 닫았던 중국 정부가 덩샤오핑 집권 이후 대학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대학교육을 지원한 것도 이들의 입을 막은 요인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문혁 10년 기간 동안 중국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인재들을 육성하지 않았다는 죄책감 혹은 열등감때문에대학 교육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영국 워릭 대학교 루스 체링턴 교수는 "현재의 중국 대학생들은 매우 실용주의적 사고를 갖고 있다. 현재 정부의 권위를 인정하면 많은 경제적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는 것을 인정하고 순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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