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운차린 정부가 할 일은

[기자수첩]기운차린 정부가 할 일은

여한구 기자
2008.08.04 09:06

이명박 정부가 다시 기운을 차린 듯 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후보가 당선되자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미국 지명위원회(BGN)가 우여곡절 끝에 독도의 영유권 표기를 원상복귀한 것도 이명박 정부에 힘을 북돋워줬다.

 정부 당국자들과 여당 정치인들도 소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분노한 촛불 민심이 서울 중심가를 가득 채웠을 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던 정부 고위 간부는 미국산 쇠고기 협상 타결을 "미국이 우리나라에 준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뇌부는 1980~90년대 백골단을 연상시키는 경찰관 기동대를 창설한데 이어 최루액까지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강부자(강남 부자) 정부'라는 논란 속에서 '부자 편들기'로 비쳐져 금기시됐던 종합부동산세 완화 주장도 여당에서 공공연하게 터져 나온다.

 불과 한두달 전만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들이다. 정부가 자신감을 회복하고 정책을 추진해나간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쯤되면 쇠고기 파동으로 한때 국정 마비 상황에까지 몰렸던 정부가 총 반격을 시작했다고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쇠고기 파동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 채 또 다시 소신대로 밀어 붙이겠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고유가로 촉발된 경제 위기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먹고 살기 힘들 때일수록 정책과 정치는 말없는 '장삼이사'의 상처난 가슴을 다독여주는데 힘써야 한다.

공기업 개혁처럼 대원칙을 가지고 강하게 추진할 것은 해야 하지만 어렵게 회복한 기운을 '오기'로 허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촛불 민심이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음을 잊지 않고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일하는 정부와 여당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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