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왕십리 민자역사' 가보니

"문의는 2배 가까이 늘었는데 아직 거래는 없어요. 조금만 지나면 거래도 많아지고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왕십리 민자역사 개관 소식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지만 아직 인근 부동산 시장은 잠잠한 분위기다. 인근 삼부아파트 단지 내 한 공인중개 업자는 올 초 시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찾아간 서울 성동구 왕십리 민자역사는 일부 마감재 공사만 남겨둔 채 영업을 개시 중이었다. 영세 봉제 공장과 곱창집이 있던 자리는 산뜻하게 변해 있었다. 19일 공식 개장을 앞둔 1만3268㎡ 규모의 잔디 광장(왕십리 광장)은 쾌적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지하철 1·2·5호선과 분당선(2010년 개통 예정)이 연결되는 이 역은 그동안 편리한 교통과 하루 평균 17만명에 이르는 유동인구에도 불구하고 낙후된 이미지 때문에 '저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1300억원을 들여 4년간 공사를 벌인 지하3층~지상17층 규모의 민자역사 개관에 주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신승일씨(28)는 "성동구 주민들이나 인근 한양대생들이 마땅히 쇼핑을 하거나 문화를 즐길 곳이 없어 타 지역으로 가곤 했는데 민자역사 개관으로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앞서 쇼핑몰 '엔터6'와 이마트가 오픈을 했으며, 왕십리 광장과 영화관 CGV가 마무리 작업을 마치면 총 20개가 넘는 각종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성동구는 왕십리 민자역사(광장)를 기폭제로 삼아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포석이다. 행당 도시개발지구 조성과 함께 인근 한양대까지 '제2의 대학로'를 만들어 젊은 소비층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왕십리 지역은 이처럼 성동구의 '핵'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지만 인근 부동산 시장은 아직 관망세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진영 팀장은 "오랜 기간 공사로 민자역사 호재는 이미 인근 아파트 가격에 반영됐다"며 "상권이 원만하게 형성돼 유동인구가 계속 늘 경우 집값 상승의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부아파트 99㎡의 경우 올 초 시세인 5억5000만~5억800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왕십리 뉴타운'(2호선 상왕십리역) 예정지역은 각종 개관행사로 들뜬 역사 인근에 비해 다소 잠잠한 모습이었다. 굿모닝 공인중개 구옥채 대표는 "왕십리 민자역사가 장기적으로는 왕십리 뉴타운 뿐 아니라 저평가 받아온 성동구에 큰 호재가 될 것이다"면서도 "아직 왕십리 뉴타운 지분가격에는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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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올 연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인 2구역 109㎡의 경우 4억10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3개 구역으로 나뉜 왕십리 뉴타운은 2012년까지 4939가구가 들어선다. 닥터아파트 이 팀장은 "민자역사로부터 적당히 떨어져 있는 왕십리 뉴타운은 소음과 교통체증 피해 없이 편리함을 누릴 수 있어 역사 바로 옆 단지 보다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