眞實가리는 헛소문과 악플로 목숨 끊는 악순환 이제 그만
최진실 씨의 죽음으로 대한민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20여년 가까이 연예계 정상을 지켜온 그였기에 국민들이 받는 충격은 더욱 큰 듯하다.
최 씨는 모 냉장고 CF에서 “남편은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멘트를 날리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실제 최 씨의 삶에서는 남편도, 소문도 최 씨 하기 나름은 아니었던 것 같다.
최 씨의 사망소식을 접하며 두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한 사람은 탤런트 오현경 씨, 또 한 사람은 가수 백지영 씨다. 두 사람 모두 ‘비디오’ 파문을 겪으며 한 개인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끝내는 재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의 재기는 오히려 예외에 가깝다. 신문이나 TV를 통해 한 동안 보지 못했던 반가운 연예인들을 만날라치면 대부분 온갖 루머로 영혼까지 깊게 상처받은 과거사를 들려준다.
그 가운데는 상처가 아물어 제2의 인생을 사는 사람도 있지만, 나훈아 씨처럼 차마 바지를 내릴 수 없어 홀로 소문과 씨름하며 아픔을 계속 안고 살아가는 이도 많다.
최 씨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남편 조성민 씨와의 이혼이라는 대형 ‘팩트’까지 꿋꿋이 버텨낸 최 씨가 실체 없는 ‘루머’에 끝내 백기를 들었다면 이는 루머의 파괴력이 얼마나 끔찍한 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익명의 그늘에 숨어 단지 재미로 인신공격성 댓글을 올리고, 또 그런 행위에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사회, 겉은 멀쩡할지 몰라도 속은 곪아 병든 사회다.
소문이 죽음을 부르고 그 대상이 누가 될지 모르는 불안한 사회가 과연 인권을 논할 자격이 있을까. 스스로 목을 맸음에도 불구하고, 최씨의 죽음이 타살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운 이유다.
이참에 연예인들도 ‘공인(公人)’ 강박관념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연예인은 유명인사이고 사회적 영향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공적인 권한을 부여받은 존재는 아니다. 동네 주민을 대표하는 동장은 공인일 수 있어도 연예인은 공인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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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을 당당히 누리고 요구하며, 사생활 침해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제2의 최진실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