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 모래성 vs 투매 반작용

[뉴욕전망] 모래성 vs 투매 반작용

홍재문 기자
2008.12.02 16:55

추수감사절 기간 기록적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봇물

11월 하순 환호했던 뉴욕증시가 12월 첫거래일에 곤두박질쳤다. 단지 월이 바뀌었을 뿐인데 증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미국 경기가 지난해 12월부터 침체에 빠져들었다고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공식 선언했지만 발표 시점만 문제였을 뿐이었다. 3분기 경제성장률(GDP)이 -0.5%로 수정되면서 미국 유럽 일본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에 빠진 것은 추수감사절 연휴 이전에 모두 확인됐던 일이다.

중국 11월 구매관리자지수가 2005년 지수측정 이후 최저치를 보이고 미국 1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36.2로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지난달 수치 또한 이미 198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유로존, 영국, 호주, 러시아의 지난달 제조업활동도 사상최저였으며 인도의 제조산업도 3년반만에 처음으로 위축됐다.

경제지표 악화나 경기침체가 하늘에서 새롭게 뚝 떨어진 충격적인 내용은 아니다.

12월 첫 거래일에서 뉴욕증시가 폭락한 것은 추수감사절 연휴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현실인식에 대한 부담이 재부상했기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처럼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 인선을 공식 발표하면서 그동안 증시를 올린 요소였던 오바마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미 정부는 다시 한번 코너에 몰리게 됐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채권 매입 등을 통해 장기 채권 수익률을 낮추는 쪽으로 발언하며 추락하는 증시를 돌리려는 시도를 펼쳤지만 무위에 그쳤다. 지난주 FRB의 8000억달러 지원 방안에 고무됐던 시장 반응과 딴판인 셈이다.

다시 한번 글로벌 금리인하 및 유동성 확대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호주는 이날 1%포인트의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일본중앙은행(BOJ)은 내년부터 BBB급 이상의 회사채를 중앙은행이 담보로 받는 것을 인정하는 등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여건 개선 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스웨덴중앙은행도 오는 3일 예정보다 2주나 앞서 금리 인하에 나설 방침이다. 4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또 한번 공격적인 인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오펜하이머의 메레디스 휘트니 연구원은 "미국 신용카드 산업의 신용대출 한도가 향후 18개월간 현재의 45%인 2조달러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는 오는 4일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도 성장률 둔화와 제조업 침체 국면에 빠져들고 있지만 위안화 절하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얘기다.

모간스탠리의 왕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중국 위안화가 평가절하되면 자본유출을 불러낼 것이고 미국 및 유럽과 통상 마찰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 위안화 약세는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중국 무역수지 흑자추세에 비추어 위안화 절하는 펀더멘털 측면으로도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전날 미증시 폭락 영향을 받으며 일제히 하락했다. 엔화 강세 부담까지 안은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의 낙폭이 6.35%로 가장 컸다.

그러나 다우와 S&P500지수가 7∼8% 급락한 것에 비하면 다른 아시아증시는 대체로 선방했다.

코스피지수가 3.3%, 대만 가권지수가 3.6% 하락하며 뉴욕증시 낙폭의 절반에 불과했다.

유타카 미우라 신코 증권 선임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92엔선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닛케이지수가 7700선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이 다시 글로벌 경기에 대해 비관적이 됐다"고 말했다.

시바진 에셋매니지먼트의 시로하키 오사카베 펀드매니저는 "연말까지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갖고 출렁거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다음주 닛케이 수준이 얼마가 될 지 솔직히 아이디어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뉴욕증시 지수선물은 이날 아시아증시 장중 대체로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전날 미증시 낙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0.2∼0.4%의 상승세는 아시아증시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날 밤에는 미국 11월 자동차 판매지표가 발표된다. 승용차 380만대, 트럭 430만대의 내수 판매가 예상된다. 경제지표로써의 가중치는 높지 않지만 미국 총 소매판매의 25%를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고 빅3 구제여부가 임박한 상태기 때문에 심리적인 영향은 있을 수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주가 하락 뿐만 아니라 유로화 약세와 엔화 강세, 그리고 미국채 수익률의 사상최저치까지 결부됐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종가기준으로 50달러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상품시장도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증시가 오르면서 외환 채권 상품시장도 동시에 안정되면 전날 증시 폭락이 연휴 이후 일시 투매라는 결론을 얻을 수도 있다.

다우지수 8000선, S&P500지수 800선이 지지되는 한 지난주의 주가 상승기조가 일시적인 현상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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