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마지막 잎새..미결제약정

주식시장의 마지막 잎새..미결제약정

김창모 새빛리서치센터 연구위원
2008.12.23 13:45

[김창모의 상대패 엿보기]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아파트에 사는 무명의 여류화가 존시가 심한 폐렴에 걸려서 사경을 헤맨다. 그녀는 삶에 대한 희망을 잃고 친구의 격려도 아랑곳없이 창문 너머로 보이는 담쟁이덩굴 잎이 다 떨어질 때 자기의 생명도 끝난다고 생각하고 절망한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마음 착한 늙은 화가(老畵家)가 나뭇잎 하나를 벽에 그려 심한 비바람에도 견디어낸 진짜 나뭇잎처럼 보이게 하여 존시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준다는 오 헨리의 대표적 단편 소설 <마지막 잎새>의 이야기이다.

이제 12월도 마지막을 향해 무심히 지나가고 있다. 올 한해는 그야말로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세계 금융 시장이 소용돌이 속에서 숨가쁘게 지나가고 있다.

전세계가 자본주의의 양대 경제정책인 통화정책과 재정차익까지 모두 총동원하여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미국에 이어 일본도 정책 금리를 0.3%에서 0.1%까지 인하하였다.

거의 제로 금리 수준인 셈이다. 이러다가 은행에 돈을 맡기면 오히려 은행에서 이자를 떼어가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우려 된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발권력까지 동원하는 것을 보면서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발권력이란 시장의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중앙은행이 강제적으로 화폐를 발행하여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발권력 동원은 우리에게도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1989년 그렇게 잘나가던 3대 투자신탁기관의 부실로 이어진 한국은행의 발권력 동원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결국 1998년 IMF의 외환 위기로 이어지며 국민의 자존심이 무너졌고, 이번에는 성격이 다소 다르지만 결국 2008년의 미국발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로 온통 휘청대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도 정치하시는 분들은 국회에서 부끄러운 일들만 일삼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장,차관의 경제 정책이 뒤바뀌는 실정에서 과연 우리의 경제 실무자들이 이번 위기를 얼마나 잘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묻고 싶다.

마지막 잎새의 출발점은 미결제 약정

아래 그림은 선물시장의 미결제 약정 추이를 분석한 그림이다.

선물옵션 동시만시일이었던 지난 12월 12일, 선물 롤오버분을 제외하고 3월물이 근월물이 되면서 증가한 매수 미결제약정 계약수는 약 2만 계약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12월의 경우, 배당 투자를 위해서 주요 시장 주체들은 배당이 없는 선물 매수보다는 현물(=주식) 투자를 선호하는데 비해 이번에는 사뭇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선물 매수-> 베이시스 호전-> 프로그램 매수-> 지수 상승의 일련의 선순환 과정이 자칫 시장의 변동성을 재차 촉발시키는 악순환의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 시점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일련의 노력들에 대해 시장에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한국은행에서 공급한 20조원이 기업 및 가계 대출로 이어지지 않고, 다시 중앙은행으로 역류하고 있으며 이제는 중앙은행이 기업어음인 CP를 직접 사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고 있다.

또한 단기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듯 했던 환율 시장도 다시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현재 선물 시장에서는 수급의 출발점이 바로 미결제약정의 변화 가능성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주는 사람이 아무리 좋은 선물이라고 해도 받는 사람이 만족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아무튼 발권력의 동원이 마지막 잎새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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