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법원판결, 키코株 '햇살', 은행株 '먹구름'

키코 법원판결, 키코株 '햇살', 은행株 '먹구름'

김동하 기자
2008.12.30 17:39

법원 일부 효력정지 결정…'무더기 소송' 예상

법원이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에 대해 일부 효력정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관련주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키코 손실을 입은 기업들에게는 호재지만 은행주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중앙지법은 30일 ㈜모나미(1,666원 ▼55 -3.2%)와 ㈜디에스엘시디(DS LCD)가 SC제일은행을 상대로 낸 옵션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에 대해 "본안 판결 선고 시까지 키코 계약 중 해지권 행사(11월3일) 이후에 만기가 도래하는 구간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모나미와 디에스엘시디 등은 키코 계약 해지를 요청한 이후 만기가 도래한 계약금 납입은 이행할 필요가 없게 됐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특히 은행이 기업에 키코 계약 체결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적합성 점검의무 및 설명의무 등 보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점이 일부 인정된다고 밝혔다. 계약 당시 각 회사와 은행이 원/달러 환율이 일정한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변동할 것이라고 전제했지만, 실제 환율은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으므로 계약 의무를 강요하는 것은 신의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으로 키코 손실을 입은 업체가 은행을 상대로 하는 송사가 빗발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법원이 이미 거래 손실이 발생한 부분에 관해서도 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돼 당분간이 '무더기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키코 관련주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은행주의 부담이 매우 커질 것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메리츠증권은 키코 손실을 입은 관련주들의 경우, 소송을 통해 손실을 회복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문현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회계법인과 처리를 고민해봐야겠지만, 키코 손실 기업들이 기존에 적립해 놓은 평가손실을 환입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대우증권도 키코 관련주들에게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키코 관련주들의 경우,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주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며 "다만 은행주는 소송이 잇따르면서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초 모나미와 디에스엘시디 등은 은행 측이 당초 환보험이라고 속여 키코 계약을 체결했고, 은행책임에 비해 기업 손실은 무제한적인 불공정 상품이라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모나미와 디에스엘시디는 키코로 인해 각각 20억원, 273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미 거래 손실이 발생한 부분에 관해서도 피신청인 은행의 적합성 점검의무와 설명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피신청인 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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