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는 위기에 강하다

[기고]우리는 위기에 강하다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원장
2009.01.05 10:16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대신 앞으론 ICK(인도·중국·한국)가 부상할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 인터넷판이 지난해 12월 31일 이런 전망을 내놨다고 한다. 투자유망 국가로 꼽혔던 브라질·러시아를 탈락시키고 한국을 새로 넣은 것이다.

새해 벽두부터 희망적인 뉴스다. 그것도 우리 내부가 아닌 외부의 평가에 의한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전체 신흥시장 기업의 2009년 수익은 0.2%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 반면, 한국은 10.3%로 인도(12%)에 이어 가장 높은 수익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우리 경쟁 상대인 싱가포르·홍콩·대만 등의 주당순이익은 줄 것으로 전망한 반면, 한국 기업 주당순이익은 10.5% 증가할 것으로 보았다.

이 모든 예상들은 그만큼 우리 국가와 기업 경쟁력이 과거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튼튼해졌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IMF 외환위기에 이어 10여년 만에 다시 위기가 찾아왔지만, 우리의 체질은 이미 십 수 년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십 수 년 전 한국의 원화는 아무도 찾지 않는 통화였지만, 지금은 달러나 중국의 원화, 일본의 엔화와 스와프를 할 정도의 신용도와 힘을 가진 돈이 되었다.

이 모두 위기를 겪으면서 뼈아픈 고통의 체질개선을 이루어낸 덕택이다.

많은 이들이 한국인에게는 위기에 강력히 반응하는 유전자가 있다고 한다. 국난이 닥치면 항상 민족적 에너지가 분출되면서 놀라운 저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금 모으기와 태안의 기적은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한 민족적 잠재력의 폭발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기업들 역시 고비마다 거꾸로 경쟁력을 키워왔고, 우리 경제는 늘 위기 속에서 성장해왔다.

우리 민족 특유의 신바람 문화, 빨리빨리 문화는 이번에도 역시 경제 위기를 거둬내는 강력한 긍정의 에너지로 작용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위기를 말하고, 올해는 매우 힘들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필자는 결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역사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번 생각해보라. 십 여 년 전 외환위기 상황 속에서 우리의 반도체나 전자제품들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1등 브랜드가 될 것으로 생각한 이가 과연 몇 명이나 됐을까. ‘메이드 인 코리아’ 자동차와 선박들과 철강제품들이 세계 일류상품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

그러나 우리는 해냈다. 조금만 관점을 달리해서 보자면, 지금 한국은 위기가 아니라 역사상 가장 빛나는 시점이다.

지구촌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 삼성 휴대폰에 LG 냉장고와 에어컨, 현대 자동차를 가지는 것일 정도로 ‘드림 메이킹’에 성공하고 있다. 2007년 이란에서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의 시청률이 무려 86%까지 나올 정도로 경제 성장 신화의 토대 위에 성숙하고 다양한 문화를 융합시켜 국가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오늘날 우리 상황은 조선시대 숙종(재위 1674~1720) 중기와 비교된다(정옥자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큰 상처를 입었지만, 경제적 재건과 자부심 회복의 과정을 거쳐 18세기에 이르러 드디어 문화의 르네상스를 이룩한 것이 그 시대다. 우리 스스로 문화의 중심국이라는 조선중화(朝鮮中華) 사상이 일어날 만큼 자긍심이 강력한 시대였다.

외환위기를 겪었고 또 시련의 계절이 다가왔지만, 우리는 또 극복할 것이다. 또 성장할 것이다. 그리하여 고품격의 정보문화 대국, 모두가 부러워하는 디지털 원더랜드(Digital Wonderland)로 자리 잡을 것이다.

용기와 희망은 우리의 것이다. 기축년을 기회를 축배로 연결하는 해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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