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여세, 다른 아파트 시가로 산정 가능"

증여세를 산정할 때 법정 평가기간(증여 전 6개월∼증여 후 3개월)을 벗어난 유사 아파트의 거래가액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시가로 인정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영민)는 A씨 부부가 "증여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성동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 부부는 2022년 8월 아버지로부터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를 증여받았다. A씨 본인은 지분 중 3분의2를, 배우자 B씨는 지분 중 3분의1 지분을 증여받았다.
부부는 증여 직후 성동세무서에 신고했는데, 해당 아파트에 대한 공동주택 기준시가를 증여재산가액으로 삼았다. 당시 기준시가는 11억600만원으로, A씨는 3944만6660원을 B씨는 1778만3330원을 각 납부했다.
반면 성동세무서는 이 아파트와 동일 단지에 있는 다른 아파트가 2021년 3월 14억5500만원에 매매된 걸 확인했다. 세무서는 이를 시가로 볼 수 있는지와 관련해 서울지방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를 거쳤다. 이후 세무서는 2023년 9월 A씨에게 증여세 4503만7350원을, 2024년 1월 B씨에게 증여세 2450만7670원을 각 처분했다.
A씨 부부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부부는 해당 유사재산 거래가액이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49조가 정한 평가기간, 즉 증여일 전 6개월∼증여 후 3개월 이내에 이뤄진 거래가 아니므로 시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유사 아파트의 매매일과 증여받은 아파트의 증여일 사이 공동주택 기준시가가 16.9%, 성동구 지가변동률이 8.915% 변하는 등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세무서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증여일 전 2년 이내의 기간 중에 매매 등이 있는 경우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평가심의위원회를 거쳐 해당 매매 가액을 시가로 볼 수 있다고 규정하는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관련 규정의 문언·체계·입법 취지를 종합하면 기간을 벗어난 유사재산의 거래가액이라도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시가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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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변동의 사정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아파트의 공동주택가격이 2023년 1월1일 기준으로 하락했지만 이는 당시 대통령 공약 이행 차원에서 공시가격이 조정된 영향이라고 봤다. 또 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자료상 이 사건 아파트 시세가 2021년 3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큰 변동이 없었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