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내일의 씨앗, 기술개발 투자

[기고]내일의 씨앗, 기술개발 투자

이창한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정책관
2009.01.19 12:31

겨우내 굶주린 산골마을에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이 간직하는 낟알이 있다. 긴 긴 겨울을 버티어 내기 위해서는 당장의 허기를 면하는 것보다 언젠가 다시 씨앗을 심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져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는 지금 경기침체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내일이 오늘보다 더 어두울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더 추워지기 전에 산을 내려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심 우리 모두는 누군가 나타나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고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슈퍼 히어로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위기에 빠진 우리 경제를 구해낼 슈퍼히어로는 누구일까? 그 답은 결국 기업과 그로 이루어진 산업군이다. 지금은 우리 산업이 이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버틸 것인가와 함께, 앞으로 좋은 시기가 올 때 당당히 세계무대로 재도약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혹시나 우리는 지금 스스로 만들어낸 불신과 불안에 사로잡혀 다가올 봄을 위해 간직해야할 모종까지 다 없애버리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의 경쟁 상대를 보자. 이번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스스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으면서도 그 해결책으로 약 7000억 달러 규모의 신 뉴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신 뉴딜 정책을 전통적인 총수요 창출을 통한 불황극복이라는 케인즈식 접근법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오산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신 뉴딜 정책의 핵심은 환경, 에너지 효율화, 초고속 인터넷 등 경제위기가 지나간 후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이 될 부분에 대한 집중적?선제적 투자이다. 미국은 이미 씨를 뿌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과 산업계에서 준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당연히 눈앞에 다가온 위험을 피하고 이 위기가 끝날 때까지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생각해야 할 것이 위기가 지나간 후의 액션플랜이고, 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이다.

결국 긴 겨울을 버텨내는 원동력은 허기를 면해줄 식량이 아니라 봄이 오면 뿌릴 수 있는 한 줌의 씨앗과 그것에 바탕을 둔 '내일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는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우리 산업계의 성장잠재력 유지를 위한 '산업기술혁신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극도로 위축된 민간의 연구개발(R&D) 투자 촉진을 위한 세제지원 방안, 정부 R&D 투자확대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번 5개년 계획은 크게 기술혁신형 뉴딜정책과 크레센도형 선순환 구조 정착이라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기술혁신형 뉴딜정책은 정부의 기술개발 투자 확대방안과 민간의 투자 촉진, 기술개발 투자의 전략적 배분 등을 주요 골격으로 하고 있다. 특히 향후 정부부문에서 중점적으로 투자할 14대 산업분야에 대한 '통합기술 청사진'을 그 주요내용으로 담아, 민간의 기술개발 투자 로드맵에 활용토록 하였다.

다음으로 크레센도형 선순환 구조 정착 분야에서는 중소기업, 공공연구소 등 기술혁신 주체의 역량강화, 기업간 기술협력 강화를 위한 개방형 산업기술정책 추진, 연구장비 공동 활용, 기술표준 지원체계 등 하부구조의 고도화와 함께 산업기술 이전 및 사업화 촉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향후 5년 동안 동 계획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는 한편, 글로벌 기술변화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여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기술개발 투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끝으로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기술개발 투자라는 내일의 씨앗을 지켜내고 있는 우리 기업과 산업계에 많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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