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맛있는 구내식당의 비결

[광화문]맛있는 구내식당의 비결

이기형 기자
2009.01.28 08:27

아주 맛있는 구내식당이 있다. 직원들은 여기서 하루 세끼를 해결한다. 외부손님이 와도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웬만한 고급식당에 손색이 없을 정도의 맛이다. 비싼 돈을 들여 일류 식당의 요리사를 구해 직접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외식업체 체인이다.

그런데 왜 다른 체인보다 맛있는 것일까.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음식을 만들면서 일부러 맛이 없게 만드는 요리사는 아마도 없을 것이라는 '직업윤리'에 착안한 것이다.

요리사는 다른 이유가 없다면 자기가 만드는 음식이 사람들에게 맛있게 평가되기를 바라면서 음식을 만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제한하는 현실에 있다는 것.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은데 재료비가 많이 든다거나 하는 일 말이다.

물론 좋은 요리사는 싼 값에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 경계를 벗어날 때 맛을 조금씩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 회사의 구내식당은 이를 회사가 보전해주는 방식을 쓰고 있다. 요리사에게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든지 회사가 부담할테니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국내 유명 대학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마치고 교수를 하다가 개업한 의사가 있다. 토요일 밤까지 정말 열심히 일했다. 의사로서 환자에게 최선을 다했고, 성심성의껏 진료했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몇년이 흘렀다. 어느 시점이 지나자 '왜 내가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돈버는 기계가 되어버린 자기자신을 발견했다.

'이게 아니었는데...'라는 고민에서 생각한 것이 진료와 경영의 분리다. 앞서 말한 구내식당의 요리사와 현실의 간격을 떼어놓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이 2가지를 완벽하게 구분할 수는 없을 것이다. 평생 의사로서 진료를 함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훌륭한 의사선생님도 적지 않다.

분명한 것은 어떤 형태가 옳다는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식당이 있고, 주식회사 형태의 식당도 있다. 꼭 어떤 형태의 식당이 좋고, 맛 있으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영리병원, 즉 기업형병원 논쟁도 이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어느쪽이 반드시 옳고 그르지는 않다. 대학병원들도 자신들이 만든 도매상을 통해서 약과 물품을 구입함으로써 상당한 이익을 취하는 게 관행이다. 한 대학병원의 엘리베이터에는 보험회사에서 볼 수 있는 그래프가 걸려있다. 병실 회전율 막대 그래프다. 회전율이 빠를수록 대학병원의 이익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영리병원에 반대한다. 병원은 의사만이 개업할 수 있다는 기득권을 포기해야하만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민단체들도 기업형병원을 반대한다.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의사가 아닌 일반인도 병원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면 국민은 물론 의료공급자인 의사에게도 긍정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보건복지부산하 연구기관에서 나와 정부에 보고됐다. 이는 의료법의 핵심중 핵심사안으로 논란 자체를 꺼려왔던 정부측의 변화된 모습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많은 규제로 인해 발목이 잡혀있는 의료산업화가 속도를 낼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이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의사로서의 '직업윤리'를 다시 일깨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실적 제약이 없다면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시하는 의사로서의 모습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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