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도 반값아파트를 만난다

서울 도심에서도 반값아파트를 만난다

문성일 기자
2009.04.2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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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연말부터 반값 아파트 공급

수요자가 아파트값의 반만 부담하고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소위 '반값아파트'의 공급이 빠르면 올 연말부터 시작된다.

토지임대부 분양방식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반값아파트는 토지 소유권을 국가 또는 공공기관이 갖고 그 토지 위에 짓는 아파트만 개인에게 분양하는 주택 공급방식이다. 즉 수요자는 아파트 건물만을 소유하고 토지에 대해선 임대료를 내게 된다. 토지를 매입하지 않는 만큼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얼마나 싼 값에 아파트가 공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과거 군포 부곡지구에서의 실패 사례도 있는 만큼, 실행 과정에서 얼마나 싼 값에 아파트가 공급될 지 주목된다.

정책의 성공 여부도 결국 이같은 의구심 해소를 어떤 식으로 풀어주느냐에 달려있다.

◆도심에서도 반값아파트가 공급된다

각종 논란 속에서 지난 4월 1일 소위 '반값아파트법'으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와 여당은 반값아파트 공급 촉진을 위해 법률상 관련 지원책을 다각적으로 마련했다.

우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는 토지임대 주택을 건설하기 위한 재정과 국민주택기금 지원 노력 의무를 부과했다. 용적률도 '국토의 계획 및 이용법'에서 정하는 상한선에 상관없이 250%를 초과하도록 했다.

경우에 따라선 최대 1500%까지도 허용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물론 토지분에 대한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서다. 일단 분양받은 사람은 10년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전매가 제한된다. 다만 상속은 허용된다. 또 생업 등과 같이 불가피한 이유가 발생할 경우 전매가 일부 허용된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도심내에서도 이같은 반값아파트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시재정비촉진지구 등에서도 공급도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즉 재개발을 비롯해 유행처럼 번져가는 뉴타운 사업지에서도 반값아파트가 공급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의 계획상 토지 임대료 수준과 결정 방법, 보증금 보증보험 마련, 전매제한기간 설정, 환매시 이윤율 등을 담은 하위법령(시행령·시행규칙)의 제정이 완료되는 대로 올 연말 시범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시범사업지는 보금자리주택과 겹치거나 한 종류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울 도심에서 20~25㎞ 가량 떨어진 곳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반값아파트 매력 있을까

주택을 소유 개념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한 우리 여건상 반값아파트에 대해 "별 메리트가 없을 것"이란 의구심이 상당하다. 통상 아파트와 같은 건물은 시간이 흐를수록 건물가치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10년이 훨씬 지난 시점에서 건물 만 소유해야 하는 반값아파트 구조상 오히려 수요자들이 손실을 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여기에 아파트는 본인의 소유이면서도 토지에 대한 임대료를 별도로 내야 하는 구조상 실질적으로 내집이 아니라는 느낌도 가질 수 있다. 반값아파트를 '반쪽짜리 사과'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법률 제정에서 정부가 이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우선 건물가치 하락에 대한 지적을 의식, 입주자들의 동의가 있을 경우 재건축도 가능하도록 조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종 단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정해질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재건축이란 재료를 통해 나름의 내재가치를 살릴 만한 근거는 만들어 놓은 셈이다. 이 경우 가급적 초기 단계에서의 용적률이 지나치게 높지 않아야 한다는 선결과제도 있다.

◆건축비·토지임대료 얼마나 낮추느냐가 관건

주지의 사실이지만 반값아파트의 핵심은 건축비뿐이 아니다. 분양 계약자들이 부담해야 할 토지 임대료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느냐도 키 포인트다. 그만큼 사업지의 땅값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예컨대 신도시의 경우 개발 발표 시점 이전부터 각종 투기로 인해 땅값이 치솟게 된다. 이에 따른 막대한 차익은 토지 보상 과정에서 기존 땅주인은 물론 투기자들에게 대부분 돌아간다. 또 공공기관이 택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도 결코 적지 않은 이윤을 챙긴다.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건축비 역시 수요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반값아파트의 건축비는 정부가 정기(매 6개월)나 수시로 발표하는 표준건축비나 기본형건축비로 윤곽이 나와 있다. 이 때문에 건물분에 대한 분양가도 대략 추정이 가능하다.

문제는 개발 과정이다. 지금까지의 행태를 감안하면 시행사나 민간건설업체가 수요자들이 희망하는 적정한 선에서 분양가를 책정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특히 지방보다는 수도권, 더 나아가 신도시나 서울 도심 등에서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건축비나 땅값이 과도하지 않게 책정되도록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겉으론 분양가격이 싼 것처럼 보이지만, 토지 임대료 등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비용이 커진다면 결국 "국민들에게 환상만을 심어주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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