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빼서 ○○종목 사주세요"

"펀드 빼서 ○○종목 사주세요"

강미선 기자
2009.04.15 11:47

[오늘의포인트]개미들 펀드 대신 직접 투자로 몰려

"이 펀드 정리하고 ○○ 주식으로 몰아주세요."

14일 오전 11시20분 여의도의 한 대형 증권사 객장. 증시가 쉼 없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개미들이 바빠졌다.

이날 객장을 찾은 주부 김모(42)씨는 한때 30%까지 떨어졌던 펀드 손실률이 3%로 줄자 펀드를 환매하고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갖고 있던 여유자금도 보태기로 했다.

"펀드 본전 기다리는 것보다 개별 종목 투자하는 게 나을 것 같더라고요. 주위에 이미 그렇게 번 사람들 꽤 되는데 가만히 앉아 있으면 괜히 바보되는 것 같고…."

◇'불붙은' 개미 증시로=코스피지수가 5주 연속 상승랠리를 펴며 후끈 달아오르고 있지만 조정의 기미를 찾아보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지금쯤 조정이 오는 게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낫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증시로 몰려드는 개미들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15일 오전에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00억원 넘게 순매도하는 반면 개인은 1014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낙폭을 줄이고 있다. 다우지수 8000선 붕괴, 미국의 소매판매 감소도 쉽게 조정을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다. 코스닥은 상승세다.

윤만철 현대증권 청담지점장은 "오늘 오전 초반에 지수가 많이 빠졌을 때 매수하는 개인이 많았다"며 "기존에 매매하지 않던 자금들도 신규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지점장은 "지금도 대기 자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있다"며 "요즘 지점을 찾는 개인들은 많이 오르면 팔고 지수나 점찍어둔 종목의 주가가 빠지면 바로 사면서 시장 상황에 맞춰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개인투자자들의 매매 비중은 72.23%. 2006년 1월3일(73.05%) 이후 40개월 만에 최고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난 14일 개인투자자들의 일일 순매수 대금이 1049억원으로 1000억원을 넘어서며 2006년2월 이후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주식 등을 담보로 증권사에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융자도 늘고 있다. 1월말 1조6000억원이었던 신용융자 잔액은 2월말 1조9000억원에 이어 지난달 19일 2조원대로 올라섰고, 이달 13일 기준 2조7000억원까지 늘었다.

◇개미 "펀드는 한물 갔다"=불붙은 개미들이 직접 투자로 몰리면서 각 지점에는 펀드 환매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이홍만 대신증권 마포지점장은 "요즘 펀드에 대한 문의 중 대부분은 신규 가입 보다는 환매시점에 대한 것"이라며 "반면 지점별로 신규 주식계좌는 기존 일평균 3~4개에서 7~10개로 늘었고, 투자규모도 20% 정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올해 펀드로 수익내기 힘들다는 게 투자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주식의 경우 개별종목으로 접근하면 5~6배 수익을 내기도 해 투자자들이 펀드는 환매 타이밍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원 우리투자증권 목동 WMC센터장은 "객장을 찾는 고객들이 확실히 많아졌는데, 신규 투자자들보다는 기존에 투자했던 고객들이 다시 찾는 분위기"라며 "과거에 투자했다가 주가가 워낙 하락해 포기 또는 잊어버리고 있다가 최근 관심을 두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조정 불안하긴 한데…=증시 과열에 혹시 지금이 상투가 아니냐는 문의를 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대우증권 자산관리센터압구정점 직원은 "개인고객들의 발걸음은 급격히 늘었지만, 지난 1년여간의 지수급락에 대한 공포심이 자리 잡고 있어 언제 보유주식을 정리해야하냐는 문의도 많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지금 증시가 7~8부 능선을 넘어섰다는 인식을 하면서도 일단 동참하자는 심리가 강하다"며 "모두가 떨어질 것이라고 걱정할 때 더 오른다는 반대 심리도 무시 못 하기 때문에 개인들이 투자를 더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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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기자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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