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C', 에너지-反달러 중심으로 경제 블록화 나선다

'BRC', 에너지-反달러 중심으로 경제 블록화 나선다

안정준 기자
2009.05.20 14:08

中, 브·러와 원유공급 협정...달러 기축통화에 도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 경제의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러시아, 브라질의 공조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이들 'BRC' 3국의 공조는 '에너지-반(反)달러'를 중심으로 한 경제 블록화 움직임을 나타나 '금융위기이후'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 재편과 관련해 주목된다.

이 가운데 중국과 브라질간의 협력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방중에 때맞춰 양국은 100억달러 규모의 원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중국은 브라질로부터 하루 평균 2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공급받게 된다. 대신 중국 국가개발은행(CDB)은 향후 10년간 100억달러를 브라질 국영 원유사 페트로브라스에 투자한다. 브라질은 CDB 투자금 상당 부분을 대서양 연안의 심해유전 개발에 사용할 예정이다.

페트로브라스는 지난 1일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투피 심해유전에서 처음으로 석유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 지역에서 향후 15개월로 예정된 시험생산 기간 하루평균 최대 1만5000 배럴의 석유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반(反) 달러를 기치로 한 협력 움직임도 나타났다.

18일부터 2박3일간 일정으로 방중한 다 실바 대통령은 후진타오 국가주석과의 첫날 만남에서 상호간 무역 거래에서 달러화 대신 자국 통화를 사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이 중국 제품을 구입할 경우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로 지급하고 중국이 브라질에서 상품을 사들일 때는 위안화를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양국은 향후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통해 통화 문제를 더욱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공조도 만만찮게 견고하다. 양국은 지난해 말 러시아 동부에서 시작되는 송유관으로부터 중국이 연간 1500톤의 원유를 공급받는 협약을 체결했다.

에너지 수입 창구를 다각화하고자 하는 중국과 새로운 전략적 에너지 동반자를 물색중이던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경제 규모 확대에 따른 원유 수요 급증으로 중국은 에너지 수입창구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었으며 그루지야를 지나는 BTC 송유관 이권을 두고 지난해 9월 그루지야와 전쟁을 치른 러시아는 이 지역 송유관에 주목하고 있는 미국, 유럽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상태다.

이 같은 배경으로 양국 에너지 공조는 경제적 차원을 넘어 정치적 영향력도 발휘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에서는 위안과 루블을 중심으로 한 통화 공조도 추진중이다. 양국은 무역 거래시 달러를 사용하지 말자는 논의를 미국발 금융위기로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한 지난해 말부터 진행하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해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기존 세계 질서를 개편해야 한다"라며 반 달러 공조 의사를 직설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에너지와 반 달러를 중심으로 한 3국 공조의 파괴력은 이들 국가의 경제 규모와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해 볼 때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은 '슈퍼파워' 미국의 지위를 위협할 만큼 커질 전망이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 원유 생산국이며 브라질은 중국의 투자로 심해유전이 개발될 경우 석유 매장량이 최소 500억 배럴로 늘어나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게 된다. 세계 2위 에너지 소비국 중국이 러시아와 브라질의 원유 공급을 소화할 경우 3국은 자체적으로 안정된 에너지 수급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중국이 브라질과 러시아로부터 새로 공급받는 원유량은 중국내 하루 원유 소비의 6%를 차지할 정도로 막대한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 달러 공조도 글로벌 환 시장에 메가톤급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4월말 현재 중국은 세계 1위 외환보유국이며 러시아는 3위 수준이다. 1904억달러를 보유한 브라질은 한국에 이어 7위 외환보유국이다. 규모면에서 달러 기축통화 체제를 흔들 수 있을 만큼 막대한 수준이다. 실제로 3국은 압도적인 통화 영향력을 바탕으로 달러 중심의 국제통화 질서 흔들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역할에 이의를 제기한데 이어 러시아와 브라질도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3국 경제 블록화에 몸이 단 미국은 이들 'BRC' 달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통적 앙숙 관계인 러시아와는 군축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며 지난해 BTC 송유관 문제로 틀어진 관계의 회복을 노리고 있다. 또 최근 미주기구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중남미 국가들과의 관계 정상화 의지를 피력하며 이 지역 주요국인 브라질 회유에도 나섰다.

특히 BRC의 중심국인 중국 달래기에는 G20회담 등 국제회의에서 글로벌 경제 회복을 위해 중국의 역할이 크다고 치켜세우는 등 특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이번 달 말 오바마 미 행정부 출범후 처음으로 베이징을 방문하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행보도 관심의 초점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