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지난 8월27일 워커힐호텔에 등장한 W가 화제다. SK가 4년 만에 휴대전화 제조사업에 다시 뛰어들어서다.
이날 발표된 W는 언제(Whenever), 어디서나(Wherever), 무엇이든(Whatever) 가능케 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더블유라는 발음의 유사성에서 착안한 의미도 있다. ‘또 다른 당신(Double You)’이라는 뜻이다. SK텔레시스는 W를 “현대인의 생활 속 분신이 된 휴대폰의 존재와 의미를 표현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식 채널을 통해 알려진 W의 의미는 여기까지다. 하지만 W에 얽힌 이야기는 더 있다. 바로 브랜드 론칭 행사 장소가 워커힐호텔이라는 점이다. 워커힐호텔의 새로운 이름이 ‘W 서울-워커힐’(보통 줄여서 W호텔이라고 부른다)이니 브랜드 론칭행사를 같은 이름의 호텔에서 한 셈이다.
론칭하는 브랜드와 같은 이름의 호텔이 있는 것도 흥미롭지만 호텔과 휴대전화 제조사가 같은 '할아버지'를 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워커힐은 SK네트웍스를 통해, SK텔레시스는 SKC를 통해 지주사인 SK㈜와 연결된다.
실제 이날 행사에는 최신원 회장을 비롯,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SK텔레콤을 1위에 올려놓은 백전노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현 리더인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등 계열사 최고 경영진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은 “그룹에서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사업을 전폭적으로 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할 정도다.
일각에서는 텔레콤이 제품 테스트 절차를 간소화 시켜주거나 사업자에게 제공되는 정보를 타 업체에 비해 좀 더 오픈하지 않겠느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결국 팔은 안으로 굽게 마련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SK측은 여전히 ‘남남’을 외치고 있다. 불공정거래 시비에 휘말리기도 싫은데다 4년 전 SK텔레텍 매각이라는 악몽도 오버랩되는 모양이다.
물론 SK텔레시스는 SK텔레콤과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다. 그래도 크게 보면 범 SK 계열이다. 업무로 보면 휴대전화 제조와 서비스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SK의 휴대폰 생산 재도전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지난번의 실패를 넘어서려면 신중함도 좋지만 더 당당하고 과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중견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치른 적지 않은 비용과 교훈도 디딤돌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