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건설주,'수출株'돼야 도약한다

[기자수첩]건설주,'수출株'돼야 도약한다

원정호 기자
2009.09.07 07:31

"주택 관련 지표 개선으로 미국 건설주가 오르면 국내 건설주에도 당연히 호재일텐데 왜 우리 건설주는 안오르죠."

40대 김모씨는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는 데 비해 자신이 투자한 건설종목 주가는 떨어지자 답답함을 호소했다. 흔히 건설주는 유동성 장세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저금리 속에서 유동성이 넘쳐나면 부동산시장이 살아나 건설산업에 호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상승장세에서 건설주는 소외됐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11일 이후 8월말까지 건설업지수는 코스피 상승률을 12,5%나 밑돌았다.

그렇다면 건설주는 왜 증시 상승세에 보조를 못맞춘 것일까. 국내 건설산업은 중견업체 현진이 최근 부도를 낼 정도로 여전히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는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줄이면서 성장성이 크게 둔화된 탓이다.

정부가 부동산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건설업 주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금자리 주택'은 민간 건설사들의 사업 참여기회가 제한적인데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검토 역시 이에 수반될 추가 규제강화가 되레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 주가가 질주하기 위해선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렸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증시 사이클에서 정보기술(IT)와 자동차의 독주가 가능했던 것은 세계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위상이 크게 올라갔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이번 사이클의 핵심 화두는 글로벌 구조조정 스토리"라면서 "내성이 강화된 우리 IT와 자동차업종이 선진국의 한계기업 퇴출 속에서 파티를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요즘 해외 건설산업은 플랜트와 토목 성장세에 힘입어 성장 드라이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유가상승에 따라 그동안 지연됐던 건설 발주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업계는 해외플랜트 시장 점유율이 3% 이하에 밑돌 정로로 낮아 과실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 공공물량 정책에 의존하고 주택 건설로 쉽게 돈을 벌다 보니 해외진출을 등한시해온 게 사실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제 단순 토목에선 중국 인도에 뒤지고 고가 플랜트 시장에선 유럽과 일본업체에 밀린다"고 토로했다.

한 증권사 사장은 "중소 제조업체도 해외에 나가는 판인데 국내 금융업은 내수시장에 안주해 낙후됐다"면서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이제 사회적 책임"이라며 국내 금융산업을 반성했다. 건설업도 자기 반성이 필요힌 때다. IT와 자동차에 이어 글로벌 플레이어 승자가 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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