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세청, 파격 인사의 뒷면

[기자수첩]국세청, 파격 인사의 뒷면

송선옥 기자
2009.09.09 09:17

“외부 인사, 확실히 조직에 활력은 되겠지요. 그런데…”

국세청의 인사실험이 한창이다.

바로 지난 7일 신임 전산정보관리관과 감사관에 국세청 순혈이 아닌 외부 인사가 임명된 것. LG CNS 출신 신임 임수경 전산정보관리관은 국세청 최초의 여성국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조만간 세무조사 중지요청권까지 지닌 납세자보호관도 외부인사를 선임할 예정이어서 국세청 본청 국장의 30%, 국세청 전체 고위직의 13%가 외부인으로 채워진다.

효율성을 꾀하고 엄정한 직원감찰로 폐쇄적인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백용호 국세청장의 변화구상이 마침내 깃발을 올린 것이다.

모든 정보가 모이는 국세청의 전산자료를 외부인이 감독하고 국세청과 연고가 없는 사람이 고위직을 감찰하는 것은 파격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파격에 잡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특정 기업출신 인사에 따른 업무연관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산정보관리관을 역임한 한 대기업 출신 인사는 올해 초 대기업의 시스템 구축 계열사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국세청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한때 ‘‘대체 누구 좋으라고 외부인을 임명한 것이었냐’ 등 험한 말들이 오갔다.

공무원의 윤리성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고위공무원은 2년간 업무연관성이 있는 기업에 취업을 못하게 돼 있지만 개방직이어서 예외규정을 적용받았다”면서도 “업무연관성 문제는 선임기관이 판단할 문제”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런 논란을 차치하고라도 외부 출신 국장이 조직문화에 동화되지 않고 독립적인 역할을 해 나갈 수 있을지도 숙제다. 직원들은 이번 파격인사로 고위직 자리가 줄어들었다고 느낀다.

백 청장은 국세청 내부문제의 하나로 인사를 지적했다. 국세청에서 고위직은 2만명 중 30여명,고위직에 오를 확률은 0.15%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실력, 성품보다 연줄이 승진의 중요 요소로 여긴다.

“이렇게 된 게 국세청의 숙명인 것을 어쩌겠습니까. 변화하고 받아들여야죠…”라고 고개를 떨구는 국세청 직원의 얘기처럼 이제부터는 국세청 내부의 변화에 시동을 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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