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끈 G20, 이견 좁힐 수 있나?

발등에 불 끈 G20, 이견 좁힐 수 있나?

권다희 기자
2009.09.25 10:18

은행권 보너스 규제는 포괄적 합의…임밸런스 해결은 아직

피츠버그에서 열리고 있는 제3차 G20 정상회담은 위기의 진화가 급선무였던 1, 2차 회담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회복의 가시화로 급한 불을 끈 G20 정상들이 정상회담 이전부터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견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출구전략 공조에는 이미 넓은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보너스 규제 등 명분이 뚜렷한 의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쉽게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이나 글로벌 불균형 해소에 관한 의제를 두고 무역 흑자국과 적자국 간 이견이 팽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출구전략 공조에는 대체로 공감

G20의 핵심 이슈인 출구전략 공조에 대해서는 각국 정상들이 입장이 대체로 일치한다. 각국 정상들은 적절한 시기에 상호공조를 통해 지난 경제위기 동안 시행한 통화 재정 확대 정책을 바꿔나간다는 데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출구전략의 시작 시점에 대해서는 국가마다 다소 이견이 있지만 당장 시행하는 것이 이르다는 데는 의견이 모아졌다.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막대한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는 각국 정상들을 공통적인 딜레마에 빠트리고 있다. 재정정책을 활용한 경기부양책을 증가시킬 수록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수 있는 반면 경기부양책을 조기에 중단할 경우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IMF 총재는 24일 회담에 앞서 프랑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가장 큰 위험은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 되는 것" 이라며 "출구전략을 시행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언급했다.

프랑스, 독일이 중심이 돼 주장해온 은행 임금 규제도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24일 오전 마이클 프로먼 백악관 국가안보 차석 보좌관 겸 G20 수석 자문역이 "은행 보너스 규제와 관련된 많은 쟁점에서 회원국들의 포괄적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보너스 규제에 대한 합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무역 흑자국의 수출 의존도 축소 등 글로벌임밸런스(Global Imbalance)의 해소(rebalancing)에 관한 의제에서는 쉽사리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독일, 중국 등 무역 흑자국들을 겨냥한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를 최우선 의제로 들고 나왔다.

미국은 독일, 중국 등 무역수지 흑자 국과 미국, 영국 등 만성 적자 국간의 불균형이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이었으므로, 수출 중심국의 내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이 차후의 경제위기를 막는 데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IMF가 6개월마다 각국의 내수 진작 등에 관한 노력을 조사해 이를 어기는 국가에는 정책 시정을 요청하는 '동료감시제'를 제시했다. 무역 적자국인 영국 역시 이러한 미국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 대국인 독일은 이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피츠버그로 떠나기 전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임밸런스와 싸우는 것이 정상회담의 중심 이슈가 되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의도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중국은 정상회담을 앞둔 자리에서는 '원칙적인' 공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저우원종 주미 중국대사는 "선진 경제권은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에만 논의의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 시스템에 대한 체계적 규제가 없는 상태에서 심화된 것이지 글로벌 경제 불균형이 위기를 초래한 것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규제 시각차-보너스 규제 vs.은행 자기자본비율 확충

금융권 규제에 대한 강조점에도 주요국 간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 런던 재무장관 회담에서 나타났듯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게는 은행가의 고액 연봉 제한이 최우선 의제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자국 금융업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사안이라 연봉 제한에 대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금융기관 감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은행의 자기 자본확충을 강조하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지난 런던 G20 재무장관회담 당시 은행 자기자본비율에 관한 새 기준을 내년 말까지 합의하고, 2012년 발효시키자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 등은 자본 확충 수준이 다른 유럽과 미국 은행에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입장이다. 은행권의 대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노력 중인 EU의 입장과도 배치된다.

IMF 이사회 의석 수 조정을 두고도 미국과 유럽 주요국 가운데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런던 회의에서 2011년까지 의결권을 조정하기로 했으나 구체적인 조정방안을 두고 이견이 일고 있는 것. 현재 IMF 의결권은 선진국이 57%, 개도국이 43%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24개국이 맡고 있는 이사회 자리에서 유럽의 자리를 20 석으로 줄이고 개도국 쪽을 늘리자는 제안을 냈다. 영국과 프랑스는 공식적으로는 개발도상국에게 더 큰 발언권을 주는 것을 지지한다고 얘기했으나 실제 이사회 의석 조절에는 반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