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지난달 29일 한국광물자원공사는 공기업 가운데 첫번째로 임금교섭 및 단체협약을 타결했다. 사측이 요구하기 전에 노조가 임금동결을 먼저 선언한 것. 이날 이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단체협약의 일부 조항 폐지였다. 지난 6월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A 등급을 받았던 이 회사 노사는 정년 퇴직하는 직원에 대해 퇴직일 직전 1개월 동안 특별공로휴가를 주는 것을 없애고 경조사 휴가를 줄이는 등 다수 공기업들의 방만경영 사례로 지적돼 온 부분을 개선했다.
#2. 광물자원공사보다 약간 앞선 시점에 민노총 산하인 가스공사 노조와 한국전력의 5개 발전자회사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파업을 가결시켰다. 임단협 결렬이 명목상의 이유지만 배경엔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대한 반발이 깔려 있다. 이는 이들 노조를 비롯한 공공부문 9개 노조가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하고 오는 10일 서울 시내에서 ‘이명박 정권 공공서비스 파괴 저지’를 기치로 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한 점에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개별 공기업의 임단협이 진행되면서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을 둘러싸고 정반대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속사정은 제각각이겠지만 단순히 드러나는 외견만 놓고 보면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호응하려는 쪽과 저지하려는 쪽으로 나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공무원 임금을 동결하고 금융 공기업들이 임금 5% 삭감을 선언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는 임단협을 빌미 삼아 ‘대정부 투쟁’에 나서려는 공기업 노조에게 유리하지 않다.
정부가 공공기관장들에게 '노사관계를 개혁하지 못할 경우 자리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시그널을 준 것 역시 노조에는 악재다. 기관장들이 예전처럼 적당히 노조에게 퍼주기를 하려고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기업 노조가 투쟁의 깃발을 든다면 이를 곱게 볼 사람들이 많지 않다. 정부가 공기업에 메스를 들이 댈 수 밖에 없었던 방만경영의 한 주체가 노조였다는 사실을 국민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선진화 정책이 싫다면 정부에 맞서기 권리를 주장하기 이전에 노조가 스스로를 선진화하기 위한 움직임부터 보여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