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투자 거액화 흐름..엑시트 기간 단축·안정적인 자금 회수
더벨|이 기사는 11월05일(08:58)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의 업체당 투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한 펀드에서 최대 1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집행되는 경우도 있다.
케이넷투자파트너스는 케이넷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을 통해 모 게임업체에 105억원을 집행했다. 게임업체 단일 투자 건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동양창업투자는 동양12호벤처투자조합과 동양13호특허기술사업화조합에서 총 30억원을 출자해 부강샘스 지분 25%를 취득하며 2대주주로 등극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5억~10억원 규모의 투자에 익숙한 벤처캐피탈리스트들 사이에선 '힘들다'는 한탄이 절로 나오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투자 방식이 부담을 주는 데다, 대규모 자금을 한꺼번에 집행할 만한 투자 대상 발굴도 쉽지 않기 때문.
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예전에는 VC 심사역들이 공동으로 투자를 많이 했는데 딜 발굴이 힘들어지다 보니 비밀리에 개별 투자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귀뜸했다.
하지만 이런 근심들은 '자금 회수기간 단축을 통한 수익률 제고'·'안정적인 투자금 회수'란 결과를 얻기 위해 감내할 만 하다.
우선,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 피투자기업을 단기간에 상장시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우회상장과 인수·합병(M&A)을 활용할 때 유리하다.
다량의 지분을 보유하면 해당 기업의 경영 전반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 '쉘(shell)'과 M&A 대상업체 선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상장 시점을 결정하는데 주도적인 역할도 할 수 있다.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만큼, 우회상장·M&A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2~3년으로 단축된다. 일반적으로 VC 투자에서 회수까지 5~6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는 곧 기간을 고려한 수익률 개념인 내부수익률(IRR)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이 뿐만 아니라 성장성이 높고 동종 산업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기업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는A급 벤처기업은 운용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금을 필요로 한다. 이런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소액투자에 비해 위험은 커지지만 자금회수 시점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더 나은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위축된 내수시장을 겨냥해 소량 생산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로는 5~6년 뒤를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는 기업이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크다. 그만큼 손실 없는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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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IB 관계자는 "매출 규모가 크고 순이익이 많이 나며 국제무대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회사에 투자하도록 심사역들에게 권고하고 있다"며 "위성추적시스템(GPS) 골프거리측정기인 골프버디를 제조하는데 카시스템에 최근 두 차례에 걸쳐 30억원을 투자한 이유는 주로 미국 수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고수익 달성. 모든 VC의 바람이다. 목표에 접근하기위해 대규모 투자집행을 선택해 공격적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VC들이 늘고 있다. 결국 벤처 시장도 자본의 논리,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