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김에 2700까지? 짝수해 징크스 깰까?

내친김에 2700까지? 짝수해 징크스 깰까?

정영화 기자
2009.12.15 09:27

[머니위크]사이클로 본 2010 증시

최근 두바이발 쇼크로 충격을 받았던 주식시장이 V자형 반등에 성공하며 비교적 굳건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덕분에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내년 증시전망을 코스피지수 2700까지 내놓는 등 시장이 점차 장밋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낙관적인 무드가 드리워지면서 '짝수해 징크스'가 내년에는 풀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어김없이 짝수해에 주가가 고점을 찍고 하락했다는 징크스가 증권가에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분위기가 다소 무르익어 내년에는 '징크스'가 깨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살아나고 있다. 반면 내년 주식시장이 올해만큼 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팽팽하다.

해마다 반복되는 ‘짝수해 징크스’. 그 사슬을 내년에는 풀어낼 수 있을지 가능성을 살펴봤다.

◆짝수해 징크스 신빙성 있나?

지난 2000년 이후부터 올해까지만 놓고 보면 짝수해 징크스는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0년에 주가가 51% 급락했고, 2001년엔 37% 올랐다. 2002년엔 10% 하락했고 2003년엔 29% 올랐다.

2004년엔 11% 올랐고, 2005년엔 54% 올랐다. 2006년엔 4% 올랐고, 2007년엔 32% 올랐다. 지난해인 2008년엔 40% 하락했다. 올해도 남은 기간 동안 큰 폭 급락만 없다면 40% 이상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짝수해라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하락하진 않았다. 2004년의 경우 11% 올랐으니 부진했다고만 평가하긴 어렵다. 홀수해에 비할 때 상대적으로 약세지만 짝수해에 주가가 반드시 하락했던 것은 아니다.

짝수해 증시의 상대적 부진을 단순히 우연의 일치라고 치부하긴 어렵다. 이런 현상을 반복적으로 보였던 것은 경제 사이클과 맞물려 있다.

2000년 이전에는 경기 사이클이 보통 3~5년을 주기로 순환했지만, 외환위기를 겪고 IT시대가 본격화된 2000년 이후부터는 그 사이클이 2년 주기로 짧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환위기 이후 경기선행지수나 경기동행지수의 상승과 하락 기간이 대략 24개월(2년) 걸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경기 사이클이 대략 2년 주기로 하락과 상승을 반복해왔는데, 짝수년에 경기 고점을 지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종합주가지수와 경기선행지수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연동성이 높기 때문에 내년에 지수도 고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 '짝수년 징크스'의 논리다.

그렇다고 짝수해에 경기가 반드시 나빴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경제성장률만 놓고 보면 짝수해가 더 나았다.

2000년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8.5%였고 2001년에는 4.0%였다. 또한 2002년에는 7.2%였고 2003년에는 2.8%였다. 그 이후에도 짝수해의 경제성장률이 홀수해보다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났다.

주가는 경제상황을 미리 반영하기 때문에 경기 호황일 때에는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고, 경기 바닥일 때 주가가 상승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비록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좋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더라도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짝수해 징크스는 옛말…2700 예상도

증시에서 경기만큼 중요한 변수가 수급이다. 경기의 순환적 사이클이 비록 약화되더라도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글로벌 유동성이 계속 펌프질된다면 주식시장이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비록 올해만큼 가파르지 않더라도 상승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가 여기에서 나온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같은 외국계 증권사는 내년도 증시 전망을 2700까지 내놓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증권은 지난 11월9일 내년 코스피 최고치를 2700으로 제시했다. 연중 평균치는 2300, 저점은 1750이라고 소개했다. 11월9일 기준으로 최대 65% 상승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국내외 증권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골드만삭스가 내년 한국증시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이유는 크게 '유동성, 밸류에이션, 기업이익' 세가지 측면에서 한국시장이 다른 신흥국이나 선진국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증시의 2010년 추정 주가수익배율(PER)이 9.6배로 일본(18.9배), 홍콩(17.3배), 호주(15.2배)보다 낮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우리나라 기업실적이 37%, 2011년에는 17%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도 예외는 없다?"

예외적으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내놓은 골드만삭스를 제외하곤 내년 증시 전망 기대치가 그리 높다고만은 할 수 없다.

이미 올해 1700선까지 돌파한 상황이고, 12월9일 현재 주가가 1630선임을 감안할 때 최대 2000까지 간다고 해도 상승률은 20% 정도다. 즉 올해만큼의 가파른 상승을 기대하는 증권사는 거의 없다는 얘기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내년 코스피 고점평균은 1930 정도다. 내년 코스피가 2000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 증권사는 골드만삭스(2700), 푸르덴셜(2200), 동양종금(2120), 토러스(2100), 미래에셋(2100), IBK투자(2070), 유진투자(2020), UBS(2000), 키움(2000), 교보증권(2000) 등 10개다. 증시전망을 낸 전체 증권사(28개) 가운데 1/3에 해당한다.

반면 증시가 1900 미만에서 고점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 증권사도 12개다. 주가가 많이 올라도 1900을 못 넘는다는 것은 결국 지지부진을 예상한다는 말이다. 이 역시 1/3의 비율이어서 낙관론과 막상막하에 있다.

결론적으로 내년 증시 전망은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비록 상승 기조를 이어가더라도 올해와 같은 급반등을 기대하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할 수 있다.

종합주가지수와 깊은 연동성을 갖는 경기선행지수가 올 4분기나 내년 1분기에 고점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도 '짝수해 징크스'에 대해 돌이켜보게 하는 부분이다.

골드만삭스가 말한 "코스피지수 2700"의 낙관론이냐, 해마다 되풀이되어 왔던 '짝수해 징크스'의 재현이냐는 얼마 후면 시험대에 올라온다. 2009년이 저무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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