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시 주식, 상품 오히려 같이 움직여
상품 투자가 통념처럼 주식투자에 대한 위험 분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워치는 21일 원자재와 주식의 수익률이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높은 상관도를 보였다며 이는 원자재가 위험 다각화 수단이라는 투자자들의 믿음에는 위배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원자재를 위험분산의 도구로 사용해왔다.
현재 거래되는 85개의 원자재 펀드와 파생결합증권(ETN: Exchange-Traded Note)의 반 이상이 지난해 초부터 출시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막대한 자금을 이 상품에 쏟아 부었다. 펀드평가기관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10월 31일까지 주식형 펀드와 ETF로 유입된 자금의 7%(275억달러)는 원자재 펀드로 들어갔다.
일반적으로 주식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는 반면 원자재는 그 자체가 자산이다. 이론적으로는 이 둘을 동시에 투자할 경우 위험분산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지난해 시장전반이 침체되며 함께 하락했던 원유, 옥수수, 구리 등의 원자재 가격은 올해 들어 주식이 반등하면서 함께 뛰기 시작했다. 원자재 뮤츄얼 펀드 수익률도 미국 증시와 동반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펀드 조사기관 리퍼에 따르면 S&P 500 증시를 추종하는 펀드는 올해 12월 10일까지 2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원자재 펀드의 수익률은 20%다. 3년간 평균 수익률의 경우, S&P 펀드가 연간 6.6%의 손실을 입은 동안 원자재 펀드도 7.3%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와 같은 금융위기가 닥쳤던 상황에서는 원자재와 주식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이 직관적으로 설득력 있어 보인다. 지난해 신용 위기는 근래에 유례없었던 유동성 경색을 유발시켰고, 유동성 부족은 주식시장뿐 아니라 대부분의 원자재 시장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1일부터 12월 31일까지 S&P 500이 30% 하락하는 동안 유가는 66% 떨어졌고, 옥수수는 28%, 구리는 62% 내렸다.
독자들의 PICK!
투자리서치회사 모닝스타 투자전략가 나디아 파파지아니스는 "일반적으로 단순매수(Long-only) 방식으로 원자재 투자를 할 경우 위험분산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오히려 지난해 원자재와 주식 간에 큰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파파지아니스에 따르면 중요한 원자재 지수들인 S&P GSCI 지수와 다우존스 UBS 지수가 지난해 증시, 채권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근래에 원자재 투자 열풍이 불었던 이유는 위험분산 때문이 아닌, 더 단순한 요인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시카고 소재 상품 거래 자문사 2100 제논 그룹 최고경영자(CEO) 제이 퓨어스타인은 사람들이 원자재에 투자하는 또 다른 이유를 제시한다. 바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퓨어스타인은 "원자재 투자를 위험분산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는 원자재에 투자들이 몰리는 이유에 대해 "경제 전반적인 회복에 베팅할 경우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흔치 않은 시기"라고 설명한다.
퓨어스타인은 반면 시장의 움직임이 증시 하락을 유발하는 쪽으로 갈 때 원자재도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경제나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하락하면 원자재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
그렇다면 원자재 투자에 대처하는 최선의 자세는 무엇일까?
파파지아니스는 원자재를 위험분산 수단으로서 가장 잘 활용하는 방안으로 롱 전략(매수)과 숏 전략(매도)을 동시에 구사하는 롱숏펀드나 선물 펀드를 활용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이러한 방식의 뮤추얼 펀드인 리덱스 SGI 선물 투자전략 펀드(RYMTX), 디렉션 원자재 펀드(DXCTX)의 경우 지난해 10월~12월 주식시장이 급락했을 때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파파지아니스는 금은 다른 원자재와 다르게 위험분산의 수단으로 추천한다. 선물이 아닌 금 자체를 갖고 있는 SPDR 골드 트러스트 FTF(GLD) 같은 펀드들이 특히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식이나 원자재 관련 기업을 추종하는 펀드는 주식시장과 연동돼 움직이기 쉽고, 선물을 추종하는 펀드는 헤징 세력과 투기적 세력에게 좌우되기 쉽지만 금 자체를 보유한 펀드는 이런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그는 아이셰어 실버 트러스트(SLV) 등의 은 ETF도 위험분산에 유용하다고 추천했다.
산제이 요드 리덱스 SGI의 투자 담당자도 "원자재는 근본적으로 더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롱숏 전략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단순매수 전략보다 낫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