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성장 스토리+환차익 기대...국내, 세금부과에 환매
중국펀드로 글로벌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반면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펀드에서 빠른 속도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중국경제 전망이 긍정적이지만 내년부터 해외펀드 매매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을 일단 피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이 세금 때문에 수익을 얻을 기회를 포기하고 글로벌 투자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펀드리서치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EPFR)과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이달 16일까지 중국펀드로 21억4500만달러(2조5000억원.16일 1165원/달러 환산)가 순유입됐다. 특히 최근 한 달간 들어온 금액만 15억7600만달러에 이른다. 중국에 투자하는 단일 펀드 뿐만 아니라 범중화권 및 홍콩 펀드까지 포함하면 하반기 중국 관련 펀드로 30억9300만달러가 쏟아졌다.
반면 국내 중국펀드에선 대거 자금이 빠지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중국펀드에선 지난 6개월동안 모두 8544억원이 순유출됐다. 이 가운데 절반 수준인 4226억원이 지난 한 달간 빠졌다. 연말이 될수록 자금 이탈 속도가 빨라져 2008년 6월 22조원을 웃돌았던 중국펀드 설정액은 19조580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전세계 자금이 중국펀드로 흘러들고 있는 중에도 국내 투자자들만 유독 자금을 회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년부터 해외펀드 매매차액에 15.4%의 세금이 매겨지기 때문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은 "해외펀드 거액 투자자들 대다수가 금융종합소득과세대상자여서 이익의 최대 38.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며 "이럴 경우 국내 주식보다 1.6배는 더 올라야 국내에 투자했을 때와 수익이 같아져 차라리 잘 아는 국내에 투자하는 경향이 짙다"고 분석했다.
오 센터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가 성장하고 위안화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는 지금을 중국증시에 투자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당장 내년 세금 폭탄을 우려해 수익을 누릴 기회로 삼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환매 바람은 중국증시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전인 2005~2006년 설정된 '원조'펀드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 1[주식]'은 지난 6개월간 2274억원이, 한 달간 697억원이 이탈했다. 2004년 11월 설정된 이 펀드의 3년 수익률은 28.2%다.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 2[주식](종류A)'(-1876억원)와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1563억원)도 2006년 초 설정돼 지난 3년간 30%의 이익을 올렸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로 막대한 손실을 경험했던 투자자들이 원금이 회복된 것에 만족하고 중국펀드에서 발빼고 있다"며 "중국펀드로 신규 자금 유입이 저조한 상황에서 기존 펀드의 환매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