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2010 돈 버는 쇼핑법/ 펀드 이동제도
#1. "0.01%의 이자라도 더 받으려고 기를 썼는데, 매년 빠져 나가는 펀드 수수료가 연 2.5%가 넘는다고?"
펀드부인 김모(36)씨는 얼마 전 2009년 펀드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다가 펀드 수수료 내역을 보고 깜짝 놀랐다.
펀드가 한창 잘 나가서 수익률 보증수표로 인식될 때는 눈에 잘 보이지 않았던 펀드 수수료 1~2%가 새삼 크게 느껴졌던 것. 특히 똑같은 펀드를 다른 금융회사를 통해 가입했더라면 수수료를 연 1% 가까이나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을 쳤다.
#2. '돌다리도 두드리자'형 투자자인 골드미스 L오모(29)양은 최근 '제 꾀에 제가 넘어갔다'는 말을 절감하고 있다.
오양은 신중하지만 금융지식은 많지 않았던 탓에 금융회사마다 찾아다니며 추천 펀드를 모으는 전략을 폈다.
A은행에서 강추한 B펀드, C은행에서 미는 D펀드, E증권사의 F펀드 등 금융회사마다 하나씩 펀드를 분산해 가입했다.
문제는 그렇게 가입한 펀드 수가 10여개에 달하는 데다 판매사가 다 제각각이라 수익률 한번 체크하러 금융회사를 돌다보면 하루 반나절 이상이 걸린다는 것. 더욱이 판매사와 펀드 종류는 제각각이지만 가입한 펀드 모두 주식형펀드라 제대로 분산 효과도 거둘 수 없다는 점에 고개를 숙였다.
과연 김씨와 오씨처럼 펀드 쇼핑 리스트에서 오류를 찾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펀드는 환매수수료가 있어 쉽게 반품이라는 카드를 내밀수도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너무 속을 끓일 필요는 없다. 펀드 수수료와 관리 등으로 애를 먹는 투자자들에게 반가운 새해 선물이 곧 도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바로 펀드 이동제도다.

환매수수료 없이 '펀드 이동 OK'
'휴대전화의 번호 이동제처럼 펀드 판매사를 내맘대로?'
거래하는 판매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환매절차를 거치지 않고 판매사를 쉽게 갈아탈 수 있는 '펀드 이동제도'가 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A은행→B증권사, C증권사→D은행 등으로 펀드를 수시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일부 공모펀드를 대상으로 시행된 후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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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펀드 판매사 갈아타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펀드를 옮기기로 했다면 이동할 판매사에서 자신이 가입한 펀드를 팔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예컨대 B은행에서 가입한 A펀드를 C증권으로 옮기고 싶은 경우, C증권이 A펀드를 팔고 있어야 이동이 가능하다.
또 이동제가 시행돼도 판매사를 옮길 수 없는 펀드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사모펀드와 MMF(머니마켓펀드), 엄브렐러펀드 등은 이동 대상에서 제외됐다.
횟수 제한이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판매사는 한번 이동한 뒤 3개월 안에는 다시 갈아탈 수 없다. 동일한 펀드라면 1년에 최대 4회까지 갈아탈 수 있는 셈이다.
이동 절차는 간단하다. 원래 가입한 펀드 판매사에서 계좌확인서를 발급받은 뒤 이동할 판매사에 계좌 개설 및 이동 신청을 하면 된다. 이동은 신청 후 1일내 완료된다.
☞계좌확인서 발급(기존판매사) → 계좌개설 및 이동 신청(이동할 판매사, 5거래일 이내) → 등록(신청 후 1일 내 완료)
펀드 판매사 똑똑하게 고르려면
그렇다면 어떤 판매사로 갈아타야 잘 옮겼다고 소문이 날까.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는 사후관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사후관리에 강점이 있는 판매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간 펀드를 판매하는 데만 신경 쓰고 판매한 후에는 관리는 '나몰라' 하는 풍토로 잡음이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완제 펀드애널리스트는 이러한 펀드 판매사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다음의 세가지 방식을 따르라고 조언했다.
첫째, 회사의 평판을 들어본다. 둘째, 실제 상담을 받아본다. 셋째, 판매사의 펀드관리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는 샘플을 직접 받아본 뒤 최종 평가하는 방식이다.
황재훈 동양종금증권 상품기획팀 과장은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진 펀드를 한 금융회사로 모으는데 펀드 이동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수익률이나 투자 대상(지역 등)을 한눈에 점검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금융회사로 집중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펀드 판매사를 모은다고 해서 꼭 특정한 판매사 한군데만 지목할 필요는 없다. 박장우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 차장은 "펀드 가입이 특정 판매사에 집중될 경우 자칫 시야가 좁아질 우려도 있다"고 했다.
펀드 판매사마다 판매하는 상품이 다를 수 있고 해당 판매사에서 파는 상품 위주로 컨설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펀드 수수료도 따져볼 부분이다. 특히 적립식펀드의 경우에는 매월 판매수수료를 떼기 때문에 회사별로 판매수수료를 반드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실제 지난해 7월 '판매수수료 차등화'가 도입된 뒤 11월까지 5개월 동안 판매 수수료가 인하된 상품은 30여개에 불과했지만 펀드 이동제도 도입이 코앞으로 다가온 12월에는 단 한달 동안 50여개가 넘는 상품이 불꽃 경쟁에 나섰다.
이러한 판매수수료를 기준으로 펀드 판매사를 선택할 때에는 가입하는 펀드의 유형을 확인하는 게 필수적이다. 판매수수료를 먼저 떼는 펀드인지, 나중에 떼는 펀드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는 "A클래스펀드(CLASS-A)는 펀드 가입시점에 판매수수료를 떼는 선취 판매수수료형 펀드라서 수수료 때문에 굳이 판매사를 변경할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펀드 변경은 반드시 지점을 직접 방문해야 된다는 것도 명심할 점이다. 온라인에서 가입한 펀드라도 판매사 이동 시에는 표준 판매 절차를 거쳐야 때문에 반드시 판매사 창구를 방문해야 한다. 때문에 온라인 증권사 및 소규모 지점을 운영하는 증권사인 경우에는 펀드 이동에 제약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