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태풍, 국내 유통업계엔 '남의 얘기'

스마트폰 태풍, 국내 유통업계엔 '남의 얘기'

김유림 기자
2010.01.19 08:35
▲ 명품 업체 '도나카란'의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구현 모습.
▲ 명품 업체 '도나카란'의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구현 모습.

# 정보통신(IT) 회사에 다니는 김기범씨는 쇼핑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아이폰을 사고 나서 '쇼퍼 홀릭'이 돼 버렸다.

바쁜 업무 탓에 따로 틈을 내 쇼핑하는 것이 어려웠던 그에게 아이폰은 이동 중 쇼핑을 가능하게 해 주는 '손안의 쇼핑몰'이다. 소프트웨어 관련 서적을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국내에서 쉽게 살 수 없는 컴퓨터 주변 기기는 이베이에서 주문한다. 요즘에는 원/달러 환율도 낮아져 해외 쇼핑이 크게 부담스럽지도 않다.

하지만 외국 주요 상거래 사이트들이 '애플리케이션'으로 편리한 쇼핑툴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국내의 경우 G마켓 외에 애플리케이션 제공 업체가 전무한 것도 김 씨가 이들 사이트를 주로 찾게 되는 이유다.

##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김지혜씨는 요즘 패션 잡지를 사지 않는다. 아이폰에 접속만 하면 샤넬과 구찌, 돌체앤가바나, 랄프로렌 등 명품 회사들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미니 패션쇼와 최신 상품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장 정보를 누르면 김 씨가 현재 있는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샤넬 국내 매장의 지도와 전화번호까지 뜬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인 자라나 아베크롬비도 그녀가 자주 접속하는 애플리케이션. 미국 쇼핑몰 사이트인 '아이슈즈(iShoes)'나 '아이백스(iBags)'에 들어가면 최신 트렌드를 한 눈에 읽을 수 있다. 연초라 세일이 많고 환율도 낮아져 평소 갖고 싶던 루부탱 하이힐을 비교적 싼 가격에 샀다.

국내에 스마트폰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유통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하지만 이미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G마켓 외에 적극적으로 준비된 곳이 없어 빠르게 다가 올 'M 커머스(모바일 커머스, 전화기를 이용한 쇼핑)' 시장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유통업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업체 가운데 아이폰에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쇼핑 사이트는 오픈마켓 1위인 G마켓 한 곳뿐이다.

G마켓은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빠른 지난해 11월 애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에 등록했지만 그마저도 메인화면에서 상품 리스트를 보는 단계까지만 최적화 된 상태이고 상품 페이지를 보는 단계서부터는 인터넷 G마켓 페이지로 연결돼 상용화 단계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반면 외국 명품 업체들이나 쇼핑몰들의 경우 애플리케이션으로 제품을 둘러보고 쇼핑할 수 있도록 쇼핑툴을 최적화해 놓은 상황이어서 인터넷 강국이라는 한국의 명성이 유통업계에서만은 '남의 이야기'다.

부랴부랴 애플리케이션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곳도 인터파크 정도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5년 전부터 모바일 사업팀이 꾸려져 있는 상태여서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한창 진행중"이라며 "3월 초에는 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터파크는 아이폰 사용자에 최적화한 발전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 오픈마켓 상품과 도서, 티켓, 여행 등 전제품을 쇼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종합쇼핑몰 1, 2, 3위인 GS샵이나 롯데닷컴, CJ몰, 오픈마켓 2위인 옥션 등 주요 전자 상거래 업체들은 아직까지 시장 상황만 주시하고 있다. 스마트폰 가입 추이를 봐 가며 시장 진입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유통업계는 이동통신사들의 무선 인터넷 요금 과다 책정 등의 이유로 움직이는 'M커머스' 시장이 매우 더디게 발전한 편이었다"면서 "그러나 아이폰 같이 획기적인 스마트폰으로 이런 환경이 개선된 상황에서도 도입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자칫 경쟁에서 밀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인구 등 시장 규모가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일본의 경우 지난 2008년 기준 M커머스 시장 규모가 4조4400억원으로, 우리나라의 600억원 대비 74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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