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포스코 M&A 힘은 '소통'

[기자수첩]포스코 M&A 힘은 '소통'

김태은 기자
2010.03.03 17:14

지난 2008년 하반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던 포스코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포스코(347,500원 ▲6,500 +1.91%)주식을 약 400만 주(4.5%) 보유하고 있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이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철강회사가 왜 업황이 불투명한 조선업에 뛰어들려고 하느냐는 것이었다.

포스코로서는 주요 주주인 동시에 '투자의 귀재'로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닌 버핏 회장을 설득하는 일이 인수합병(M&A)보다 먼저였다. 그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다른 주주들과 시장의 공감을 얻기가 어렵고 M&A 전선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포스코는 끈질긴 설득 끝에 버핏 회장의 마음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버핏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포스코 주식을 팔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제는 포스코 M&A 전략에 가장 큰 지지자가 됐다. 그는 지난 1월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에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포스코는 재무구조가 탄탄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 인수합병을 적극 환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포스코는 이제 국내 대형 M&A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했던 것은 물론 최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주요 M&A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M&A에 나선 기업들이 모두 포스코처럼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나섰던 효성은 시장의 격렬한 저항 등으로 중도에 포기하기도 했다.

시장의 '환영'을 받느냐 '저항'에 시달리느냐의 차이는 인수에 나선 기업들의 재무 능력 등 인수 역량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주주 등 시장과 소통하려는 노력에도 상당부분 기인한다는 생각이다.

기업 가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M&A는 기업의 힘만으로 되지 않는다. 자금시장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대형 M&A일수록 더욱 그렇다. M&A에 나서는 기업들이 '시장과의 소통'을 먼저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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