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부동산 가격이 두 자리 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버블 공포가 확산 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부동산 시장의 버블 위험이 과장 됐다는 지적 또한 덩달아 나오고 있다.
10일 중국국가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주요 70개 도시의 주거용,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10.7% 상승했다. 1월에 9.5% 오른 집값이 9.4% 상승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뛰어 넘으며 2년 래 최대폭의 상승률을 나타낸 것.
중국 부동산 과열은 인플레이션 압박을 키우며 금리 인상 등 긴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높은 관심 대상이다.
지난 해 중국 주택가격은 20% 상승하며 버블 우려를 낳았다. 중국 정부가 집행한 4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33% 급증한 신규 대출로 만들어진 과잉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며 거품을 만들고 있다는 것.
중국 당국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에서는 전년대비 80% 증가한 5600억 달러 규모의 주거용 부동산이 팔렸으며 부동산 붐의 진앙인 상하이의 부동산 가격은 2003년 이후 무려 150% 뛰었다.
중국 부동산 버블 붕괴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소비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에 전 세계 경제의 위험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5일자 기사에서 수 천 만 달러를 호가하는 고급 주택이 불티나게 팔리는 상하이 주택 시장 동향을 전하며 중국 부동산 버블이 붕괴될 경우 전 세계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전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과열' 됐다고 지적해 온 전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였던 앤디 시에는 "임대료 등의 지표에 근거했을 때 중국 부동산 시장에는 분명히 버블이 있다"고 진단했다.
UBS의 중국 경제 이코노미스트 타오 왕은 "부동산 버블이 중국 경제에 여전한 위험요소"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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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부동산연합(CREA)의 구 윤창 사무총장은 "중국 중앙, 지방 정부가 경제 성장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버블 위험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의견 또한 제기되고 있다. 고성장을 구가 중인 중국 경제의 특성 상 선진국이 된 이후 부동산 버블 붕괴를 겪은 미국, 일본의 상황과는 다르다는 것.
JP 모간의 중국 주식·상품투자부문 대표 징 울리히는 11일 파이낸셜타임스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미국 서브 프라임 사태를 유발했던 '과도한 가계 빚'과 '모기지 증권' 두 요소가 중국 부동산 시장에는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의 가계부채는 GDP 대비 17%다. 이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촉발했던 미국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 96%나 유로존의 62%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 또한 중국의 주택 구입자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받기 전 최소 30%의 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2번째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이 비율이 40%로 높아진다.
다음으로 크게 오른 집 값 만큼이나 다른 경제지표도 같은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뛰었다. 지난 5년간 중국의 연 평균 집값 상승률이 11.9%(CAGR)를 기록하는 동안 중국 도시 가계 소득 역시 연평균 13.2% 증가했다.
울리히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다른 부동산 시장과 핵심적으로 다른 부분은 투자 수단이 제한된 중국에서 부동산이 가치를 비축할 수 있는 수단이란 점"이라고 지적한다.
80년대에 만성적 과잉 투자로 부동산, 주식 시장에 버블이 일며 이후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던 일본의 상황과도 비교하기는 다소 무리다.
앞서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1월 13일자에서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중국 경제와 일본의 버블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1인당 GDP는 아직 일본이나 미국의 10분의 1도 되지 않으며, 중국 1인당 자본재 역시 일본의 5%에 지나지 않는 등 아직 성장 여지가 많이 남아있는 중국 경제에 투입된 유동성이 반드시 버블로 이어지진 않으리라는 것이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에셋 매니지먼트 역시 지난 1월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이 (부동산 과열에 대한)합리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중국에는 막대한 규모의 예금이 있으며,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높은 수준이나 급락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국의 부동산 시장 규제로 업계에서 체감하는 주택 경기는 차분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도입했던 부동산 판매세를 올해 1월부터 다시 도입했다. 주택 구입 후 5년 이내에 해당 주택을 다시 매매할 경우 주택 가격의 5.5%를 판매세로 내야한다.
선전시를 주 무대로 하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차이나 방케는 지난달 부동산 매출이 전년동월보다 35.4% 감소한 25억10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3월 이후 첫 감소세. 광저우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R&F 부동산도 계약이 전년동월에 비해 11% 줄었다고 전했다.
차이나 데일리는 11일자에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되며 이번 달 부동산 거래도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베이 푸 스탠다드앤푸어스의 기업 신용평가 부책임자는 "중국 부동산 가격은 수요 감소로 올해 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공급 증가와 여러 정부의 조치가 투자 심리를 억제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2008년처럼 심각한 침체를 겪거나 지난해처럼 변동성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