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40대에 포스코 새 이사회 의장 맡은 안철수 교수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가 6년 전 처음 포스코의 사외이사를 맡게 됐을 때 그는 포스코 최초의 40대 사외이사였다. 6년 후 여전히 40대인 안 교수는 올 2월 포스코 이사회의 의장이 됐다.
기업가 정신 전도사로 기업들의 도전과 혁신을 강조해 온 안 교수는 포스코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도 무척 '깐깐한' 사외이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포스코가 이사회를 통해 중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특히 외부 투자를 할 때 누구보다 투자 적정성을 꼼꼼히 따지고 들며 적당히 넘어가는 법이 없는 '시어머니' 역할을 자처했다.
안 교수가 머니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포스코에서의 이사회 활동 경험과 새로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투자 결정 등에 있어 '깐깐하다'는 평가에 대해 "특정 회사에 대해 특별한 견해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모든 사안에 대해 스스로 납득이 될 때까지 질문을 하고 확인하는 일을 하다 보니 그러한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포스코는 사외이사들이 허심탄회하게 자기의 소신을 피력하는 분위기"라며 "이를 위해서는 경영진의 열린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의사에서 인터넷 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의 CEO, 늦은 나이의 미국 유학, 유학 후 카이스트 교수까지 새로운 시도를 거듭해 왔던 그에게 6년째 계속된 포스코의 사외이사직은 어떤 의미일까.
안철수 교수는 다른 무엇보다 기업과 경영에 대해 무척 많이 배웠다고 회상했다.
안 교수는 "처음 사외이사를 맡게 됐을 때는 포스코 최초의 40대 사외이사라는 부담 때문에 한동안 긴장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나 "6년 간 대기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기업에서 지배구조가 왜 중요한 지 배울 수 있었다"면서 "특히 철강산업도 IT산업만큼이나 외부환경의 변화가 심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도 재차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철강산업을 비롯해 경제 성장기에 한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여러 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와 성장동력을 고민하게 됐고, 정체되지 않고 또 다른 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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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도 그 어느 때보다 외연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해외 네트워크 확보에 첨병 역할을 할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 참여했다. 지난해 말 서울반도체, 최근에는 성진지오텍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안 교수는 "기업가는 현상유지의 수준을 뛰어넘어 위험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도전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마음가짐과 행동력을 가져야 한다"며 "이것이 기업가정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정신의 본질인 도전과 혁신의 정신에 더해 세 가지를 더 보태고 싶다"며 "사회적 책임의식, 사람들의 삶에 혜택을 주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마음가짐, 마지막으로 급변하는 트렌드를 앞서 읽는 통찰력 또는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포스코가 민영화된 공기업으로서 모범적인 기업지배구조를 만들어가고 경영의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며 "또한 이러한 시도들이 타 기업들에게도 좋은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안 교수는 5년 만에 책을 쓰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에서 기술경영학 석사과정을 공부하면서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경영상식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를 바로잡아 경영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알려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안철수 연구소 CEO 시절보다 몇 배 더 바쁘다 보니 (집필이)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면서 "조만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의미가 크고 더 재미있고 보람 있게 일할 수 있고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면서 "장기적으로 다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변치 않을 것은, 미래에 어떤 일을 하고 있든 간에 매 순간 의미 있고 보람 있고 잘하는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