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적인 나로호 발사를 1시간1분 앞둔 오후 4시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지휘소(MDC).
전날 갑작스런 소화장치 문제로 발사가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이날 오전 발사 운용을 다시 시작해 숨가쁘게 달려온 MDC에는 숨막힐 정도의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미 지난해 실패 경험이 있었기에 익숙할 법도 했지만 긴장감은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배가됐다.
MDC 내 연구원들은 헤드셋을 낀 채 데스크탑 모니터와 전면의 대형 스크린을 봐가며 예정된 발사 카운트다운에 집중했다.
MDC 정면의 대형 스크린에는 중앙에 발사를 기다리는 나로호의 모습과 함께 한반도 주변 기상도, 나로호 산화제 충전장치, 연료 주입장치, 발사장 주변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나로호 발사를 참관하기 위해 MDC를 방문한 정운찬 국무총리와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 정관계 관계자들도 한국 우주 역사를 써 내려가는 연구진들의 모습을 숨 죽인 채 지켜봤다.
발사 30분 전인 오후 4시31분. 발사대의 발사체 기립 장치 철수가 완료됐다고 지휘통제소에서 알려왔다.
이어 발사 15분 전인 오후 4시46분. 모든 기기와 기상 상태, 주변환경을 고려해 발사가 적합하다는 최종 판단이 내려져 손꼽아 기다리던 자동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지난해 자동카운트다운이 시작된 후 발사 7분56초를 앞두고 소프트웨어 오류로 발사가 중지됐기에 MDC 내 연구원들의 긴장감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온몸의 신경세포를 곤두세운 지 15분50초가 지나 드디어 발사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10, 9, 8, 7, 6, 5, 4, 3, 2, 1, 0, 발사'. 10초 간의 시간이 10시간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우렁찬 소리와 함께 우주를 향해 치솟는 나로호에는 8년여 동안 흘린 연구원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우주강국 코리아'를 향한 국민들의 염원이 함께 실려 있었다.
하지만 2분17초(137초) 후 나로호와의 통신이 두절되면서 MDC 내에서 웅성거림이 일기 시작했고 결국 나로호가 고도 70㎞에서 추락하면서 폭발하는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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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17초 동안의 짧은 기대감이 탄식으로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이날 나로호 발사 성공을 지켜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최종 목표에는 실패했으나 8년 간의 노력만큼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며 "그동안 우주 강국 코리아를 위한 일념 하나로 버텨온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