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소장

최근 몇 년 전부터 은행 증권 보험사 등에서 PB(Private Banker)라는 명함을 갖고 일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구미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부유층 고객의 자산관리를 도와주는 전문가를 PB로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중산층 대상 자산관리비즈니스를 하는 경우까지도 PB라고 부르는 것 같다. FP(Financial Planner), FC(Financial Consultant), FA(Financial Advisor)등과 비슷한 의미로 쓰여 지고 있는 것이다.
PB비즈니스를 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는 것은 우리경제의 성숙 단계로의 진입과 관계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경제가 고도성장을 하여 급여가 꾸준히 늘어나던 시절에는 개인들은 열심히 일만하면 어느 정도의 자산 형성을 할 수가 있었다. 모아둔 금융자산도 많지 않았고 금융자산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은행에 예금만 해두면 고금리 수입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경제가 성숙단계로 이행해 감에 따라 상황은 달라졌다. 급여소득은 종전처럼 늘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도 많다. 고성장기에 비해 자금수요도 많지 않기 때문에 금리수준도 낮아져 예금금리 수입도 크게 줄어 들었다.
따라서 각 가정에서는 그 동안 쌓아둔 가계금융자산의 효율적인 운용에 더 큰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자신도 열심히 일을 하지만 금융자산에게도 적극적으로 일을 시켜 줄어든 급여소득을 보충하려는 것이다. 자산관리 조언자인 PB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기가 된 것이다.
2009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금융자산은 2004조원 규모에 이른다. 세계에서 10~13위 규모이다. 이 가계금융자산의 연간 운용수익율을 1%만 높인다 해도 늘어나는 운용수익은 20조원이 된다. 2008년과 2009년의 상장기업 당기순이익 36조원, 55조원의 1/3에서 절반정도에 이르는 규모인 것이다.
물론 자산운용이 잘못되면 그 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2008년 한 해 동안 가계금융자산이 2경860조원에서 1경9340조원으로 1520조원(7.2%)이나 줄어든 일본의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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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미국이다. 소득수준이 높아 대부분의 가정이 상당한 금액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PB의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의 PB들은 은행, 증권, 보험사 등에 속해있는 경우도 있고 독립적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이들은 자산관리 주치의라는 생각을 갖고 고객의 재산 상태와 생애설계에 맞는 자산관리 방법을 조언해 주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각종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은 물론 부동산과 세제(특히 상속세) 등 개인의 자산관리 및 생애설계에 필요한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다. 또한, 성공한 PB들은 다른 어떤 전문직보다도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가계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중요해진 우리나라에서도 자산관리 주치의 역할을 할 전문 PB들을 많이 양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PB 교육 프로그램 마련은 물론 자산관리전문가에게 가계자산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투명한 공시제도와 엄격한 자격제도 등 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집안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된다고 한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가계자산을 잘 가꾸고 키워야 가계가 화목한 것은 물론 국가 경제도 튼튼해진다. 개인은 물론 정부당국도 가계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적극 나서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