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상장사 땅 팔아 연명, '착시'주의

빚더미 상장사 땅 팔아 연명, '착시'주의

임상연 기자
2010.10.18 07:42

하반기 공시 15사중 11곳 이자도 못벌어...주가 단기급등 주의

최근 들어 상장사들의 보유 부동산 처분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매각 소식에 해당 상장사의 주가가 단기 급등하는 일이 빈번하지만 대부분 열악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고육지책인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촉구된다.

17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유형자산 처분을 공시한 상장사는 아이디엔, 모나미, 대양금속 등 총 15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반기 실적이 적자이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곳은 11곳에 달했다.

즉 대부분의 상장사들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열악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보유 부동산 처분에 나섰다는 얘기다.

아이디엔은 지난 14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부동산을 20억원에 매각했다. 부동산 처분 소식에 아이디엔은 15일 주가가 9%이상 급등락했다.

2년 연속 적자로 재무상태가 악화된 아이디엔은 올 상반기에도 46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빚은 더욱 늘어나 작년말 74.3%로 양호했던 부채비율은 상반기 100.54%로 악화됐다.

문구업체인모나미(1,777원 ▼1 -0.06%)는 지난달 안산 소재 부동산을 203억원에 처분했다. 이번 부동산 매각은 이미 지난 4월 중순부터 시장에 알려진 것으로 이 때문에 모나미의 주가는 지난 6월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부동산 매각은 말 그대로 재무구조 개선 차원이다. 모나미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경영정상화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올 들어 업황이 악화되면서 다시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올 들어 단기차입금이 크게 늘면서 부채비율이 지난해 146.8%에서 187.9%로 급증하는 등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커졌다.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은 0.5배에 불과한 실정이다. 돈을 벌어도 이자의 절반을 갚기에도 벅찬 것.

대양금속(1,243원 ▼5 -0.4%)디지털텍(70원 ▼150 -68.18%)도 지난 7월 각각 서울 강남과 경기 남양주에 소재한 부동산을 처분해 95억원, 153억원을 조달했다. 부동산 처분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에 지지부진했던 주가는 단기 반등했지만 두 회사 모두 계속된 영업실적 부진으로 이자 갚기에도 급급한 실정이다.

이밖에삼화전자(2,580원 ▼40 -1.53%)공업,이앤텍,미주제강,디지털텍(70원 ▼150 -68.18%),청호전자통신,그랜드백화점(4,540원 ▲80 +1.79%),다스텍(866원 ▼9 -1.03%)등도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 부동산을 매각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보유 부동산 매각 공시에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매각 이유가 무엇인지, 재무상태는 어떤지 잘 살펴봐야 한다"며 "부동산 매각에 따른 재무개선도 부채규모나 영업실적에 따라선 임시방편일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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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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