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판매 개시 후 나흘만에 전격 중단 발표..비난 여론에 무릎꿇어
롯데마트가 통큰치킨 판매에 대해 자영업자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사회적 비난 여론이 일자 결국 시판 나흘 만에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롯데마트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5000원짜리 프라이드치킨 '통큰치킨'을 오는 16일부터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롯데마트는 '롯데마트 통큰치킨을 사랑해주신 고객 여러분께'라는 발표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고 품질 좋은 저마진 상품을 판매하고 물가를 낮추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지만 애초 생각과 달리 주변 치킨 가게의 존립에 영향을 준다는 일부 여론을 수렴해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노병용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동반성장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통큰치킨 판매를 16일부터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대표는 밤샘 회의를 거친 논의 끝에 이날 판매 중단을 결심한 것으로 롯데마트 관계자는 전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9일부터 전국 88개 매장 중 6개를 제외한 82개 매장에서 통큰치킨 판매를 시작했다. 매장 당 튀김기와 조리기 등을 감안해 매장당 하루 평균 300마리씩 한정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이 대거 몰리며 개점 30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통큰치킨을 사먹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선다는 '얼리어닭터'나 치킨을 판매하는 롯데마트가 5분 거리 안에 있는 지역을 뜻하는 '닭세권', 통큰치킨 판매를 시작한 9일을 가리켜 '계천절' 등 각종 신조어도 쏟아져 소비자들의 관심을 방증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부터 프라이드치킨 행사를 월 2회 진행하고 행사 가격을 3980원부터 6980원까지, 1마리당 크기도 600g부터 900g까지 다양하게 테스트하는 등 치밀한 준비 끝에 통큰치킨을 출시했다. 치킨 중량은 치킨 전문점 대비 20%, 대형마트 유사 상품 대비 30% 가량 늘리면서도 가격은 전문점의 3분의 1 수준이다.
9일 출시 후 11일까지 3일 동안에만 약 7만4000마리가 팔렸고 전날인 12일의 판매량을 감안하면 10만 마리를 넘겨 약 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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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피자와 함께 자영업자들의 사업 존립 기반을 위협할 수 있다는 비난 여론이 증폭되며 판매 초기부터 뜨거운 호응과 비난이 엇갈리며 노이즈마케팅에 성공했다. 하지만 결국 '상생'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판매 중단에 이르게 됐다.
특히 프랜차이즈업계가 "통큰치킨이 원가 이하로 판매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존재 자체를 위협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하면서 사태가 악화됐다. 이들은 대형 유통기업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판매하는 이른바 '로스리더(loss leader)' 제품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여기에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도 "대기업인 롯데마트가 매일 600만원씩 손해보면서 하루에 닭 5000마리를 팔려고 한다"며 "혹시 '통 큰 치킨'은 구매자를 마트로 끌어들여 다른 물품을 사게 하려는 '통 큰 전략'이 아니냐"고 비판해 정부의 입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사전 기획을 통해 가격을 낮춰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하려고 한 측면 등은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었다는 일부 지적도 있었다. 롯데마트 측도 "하루 300마리를 한정 판매하고 배달을 하지 않아 기존 치킨 배달 시장과 겹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