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원정공, 아들 회사에 자산 헐값매각 "편법상속"논란

세원정공, 아들 회사에 자산 헐값매각 "편법상속"논란

김동하 기자
2011.01.06 11:37

장부가 절반이하 가격에 아들부부 100%소유 SNI에 매각.."주주배임"논란도

세원정공(14,510원 ▲450 +3.2%)이 자회사 세원테크의 지분을 아들부부가 소유한 회사에 헐값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편법상속이라는 분석 함께 세원정공 주주들에 대한 배임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향 부품업체인 세원정공은 지난해 말 계열사 세원테크 보유주식 350만주(42.9%) 중 150만주(18.4%)를 53억2500만원에 SNI(에스엔아이)에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순자산가치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주당 3550원이다.

에스엔아이는 김문기 세원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상현씨와 부인이 100%를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 2008년 4월 설립된 자동차부품(CKD 및 설비) 판매 및 전산시스템 용역 제공 업체로 대부분 세원정공 및 계열사에 대한 매출을 담당하고 있다.

◆세원테크, 장부가 절반이하 '헐값'에 아들부부회사에 매각

세원정공이 지분을 매각한 세원테크는 1995년10월 설립된 자동차 부품소재 업체로 지난해 순이익은 148억원을 거뒀다. 최대주주 세원정공 42.9%,세원물산(11,040원 0%)13.5%를 포함해 김문기 회장 일가가 7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6월말 현재 세원테크의 순자산가치(자본총계)는 670억원. 지분 18.36%의 가치는 약 123억원이지만 매각으로 세원정공이 받은 대금은 53억2500만원. 순자산 가치 43.3%수준으로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넘겨줬다. 주당 매각가격도 3550원으로 주당순자산가치 약 8270원의 절반에 못 미친다.

회사 측은 장외거래가격을 참조했다는 입장이지만, 장외 시장에서 거래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무의미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매수호가는 3000원대 초반, 매도호가는 4000원 정도로 차이가 커 시장가격이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원정공은 매각사유로 재무구조개선효과를 제시했지만, 세원정공은 9월말 현재 순현금 433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부채비율이 39%에 불과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주주 일가가 70%를 보유한 세원테크의 상장을 앞두고 실적이 부진한 시점에 아들회사에 헐값매각, 사실상 상속 효과를 배가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세원테크가 60%를 보유한 자회사 세원아메리카는 지난해 적자였지만 설비투자가 완료된 올해부터 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세원정공 실적은 내림세지만 그룹사 매출로 먹고 사는 아들의 회사 에스엔아이 실적은 급증했다"며 "세원테크 주식을 헐값에 아들부부 회사에 매각한 것은 자녀에 대한 부의 이전인 동시에 세원정공 주주이익을 해치는 명백한 배임행위"라고 지적했다.

◆호황에 매출·이익 감소…세원정공은 어떤회사

세원정공(14,510원 ▲450 +3.2%)은 주로 대구에 본사를 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로 현대차 및 기아차에 바디부품을 공급한다. 세원그룹의 지주사격으로 코스닥세원물산(11,040원 0%)과 비상장 세원테크, 세원이엔아이와 중국 북경의 삼하세원기차과기, 미국 세원아메리카를 계열사로 갖고 있다.

해외공장인 북경의 삼하세원은 이익회수기에 진입해 상당한 이익을 내고 있고 미국의 세원아메리카도 대규모투자 후 기아차 조지아공장의 가동률 향상과 더불어 내년부터 이익 급증이 예상된다.

지주회사격인 세원정공에 대한 김문기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일가의 지분은 41.6%. 아들인 김상현씨와 김도현씨의 지분율은 각각 2.14%, 2.12%로 경영권의 이전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세원정공 및 세원아메리카의 임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상현씨가 세원테크와 자회사 세원아메리카 등 해외부문을, 도현씨가 세원물산 등 국내부문을 맡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월 결산법인인 세원정공은 2010년 회계연도에 814억원의 매출액과 12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1분기(2010년 7~9월)에는 매출액이 전분기 400억원에서 125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8억원에서 0원으로 급감했다. 순이익도 164억원에서 46억원으로 줄었다.

또 세원정공의 총 주식 수는 100만주로 지난 96년 7월에 상장된 이후 변동이 없다. 대표이사 가족이 전체 주식의 거의 절반을 가지고 있다.

◆SNI는 300억 영업익 '대박'…주주 반발 거세

세원정공의 실적은 주춤한 반면 김 회장 아들 상현씨 부부가 100%를 보유한 에스엔아이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매출액 152억9000만원, 영업이익 63억8000만원, 순이익 59억6000만원, 2009년에는 매출액 639억6000만원, 영업이익 296억6000만원, 순이익 233억8000만원이라는 대규모 흑자를 올렸다.

관련업계는 에스엔아이가 일반 자동차부품 관련업체로는 믿기 힘든 성장성과 수익성을 나타낸 점에서 세원정공 및 계열사의 이익이 에스엔아이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등이 세습논란을 빚었던 자녀 계열사 몰아주기 논란이 재현되는 모습이다.

한 투자자는 머니투데이 게시판을 통해 "최근 세원정공이 세원테크를 아들회사인 에스엔아이에 너무 싸게 매도했다"며 "이런 일이 계속해서 시장에서 일어나는 것이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봉기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헐값매각 논란과 관련, "시장의 좋지 않은 시선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원정공은 지난해 12월 29일 지분매각 발표 후 지난 5일까지 주가가 13%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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