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대우건설을 현대건설과 쌍벽을 이루는 회사로 키우겠다"고 했다. 대우건설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가는 조현익 산은 부행장도 기자들과 오찬을 하며 "대우건설을 지금의 두 배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우건설(35,000원 ▼1,900 -5.15%)을 인수해 적당한 시점에서 되팔아야 하는 산은 수장과 그 실무를 책임져야 하는 두 사람의 말로, 실현되기 전이니 아직은 '각오'를 밝힌 정도로 보는 게 정확한 것 같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지난 발자취를 생각하면 공염불은 적어도 아니다.
대우건설은 수년전만 해도 실제 현대건설과 용호쌍박을 이루던 건설명가다. 흔히 건설사를 줄세울 때 시공능력평가를 기준으로 하는데, 대우건설은 2008년까지 3년 연속 시공능력 평가 1위를 기록한 업체다. 2009년엔 3위로, 이어 2010년엔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에 이어 4위까지 밀렸다.
대우맨들의 자존심은 구겨졌다. 2006년 금호그룹에 인수된 후 승자의 독배 얘기가 나올 때 마다 단골 메뉴로 도마에 오르는 신세가 됐고, 그로부터 4년 후 3강의 대열에서 이탈됐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대우맨들은 자신감 만은 굽히지 않았다. "언제든 때만 온다면"이라며 별렀다. 건설사의 핵심인 인적자원과 기술 면에서 여전히 국내 최고 수준의 건설사임을 자부했기 때문이다. 시공능력평가는 4위로 밀렸지만 기술능력 부문에서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을 제치고 현대건설과 근소한 차로 2위를 차지했다.
대우건설은 이제 재도약의 출발선상에 섰다. 산업은행이란 엔진을 달고서다. 산업은행은 기업회생 부문에 있어 꽤 마력이 센 엔진이다. 지난해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그룹은 1년이 채 안돼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조기졸업 얘기가 나온다.
산업은행은 지난 12월 28일 대우건설에 유상증자를 통해 1조 원의 자금을 투입했고, 대한통운을 매각으로 5000억 원 가량, 호텔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상당규모의 자금이 추가로 유입된다.
이 돈은 엔지니어링 업체 인수 등 온전히 대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과 역량강화에 쓰인다. 조 부행장은 "해외 유력 엔지니어링 업체중 두세개 정도의 후보군을 놓고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새해 들어 낭보도 잇따른다. 지난 3일 7억3000만 달러 규모의 나이지리아 복합화력 발전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해외 수주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에 따라 주가도 52주내 신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다. 이제 출발신호가 울리기 직전이다. 대우건설에 '화이팅'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