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성장동력' 투자자에 '독'될라

[기자수첩] '신성장동력' 투자자에 '독'될라

신희은 기자
2011.02.16 17:31

"정부에서 워낙 '신성장동력'을 부르짖으니까 거래소에서도 지원방안을 고민하는 것 같은데요. 신성장동력 17개 분야가 워낙 광범위해서 어느 정도 수준의 기업을 상장시킨다는 건지 감이 안 잡히네요. (D증권 IPO팀 관계자)

한국거래소가 현재 바이오업종에 국한돼 있는 상장특례 적용범위를 '신성장동력' 기업으로 확대하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최근 마련했다.

신재생에너지, 탄소저감에너지, 녹색기술산업, 정보기술(IT) 융합, 로봇응용, 콘텐츠 고부가서비스 산업 등 17가지 신성장동력 분야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증시입성 문호를 열어주겠다는 '큰그림'이지만, 시장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거래소측은 "코스닥 시장에서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규제를 강화해 시장에서 내보내야겠지만 경쟁력 있는 기업은 자금조달을 원활히 해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며 시장진입 완화 취지를 설명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면 수익규모보다는 성장성을 보겠다는 얘기다. 기업 입장에서는 성장성을 담보로 시장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성장성'만 갖춘 기업에 투자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

신성장동력 기업은 설립 경과연수와 경상이익, 자본이익률 등의 기준이 면제되고 자기자본도 15억원 이상이면 상장할 수 있다.

종전에는 상장특례가 적용되는 바이오기업 등을 제외하면 매출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업들이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청구에 응하는 사례 자체가 극히 드물었을 정도로 심사과정에서 수익성을 눈여겨 봤다.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기업공개(IPO)를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받은 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위해서는 얼마의 시간이 소요될지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정부가 '녹색인증'을 한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들 기업에 꾸준히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증시가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인 것은 맞다. 하지만 '활성화방안'이 시장 본연의 기능보다는 정부의 정책목표달성을 위한 '지원'쪽에 무게가 실린다면 이는 투자자들에게 '짐'을 떠넘기는 거나 다를바 없다.

'성장성'이라는 말만 믿고 투자했다 손실을 보는 개인투자자들이 또다시 속출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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